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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력에 족쇄, 최강 안방마님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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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확실한 공격 루트 기동력. 국내 프로야구 대다수 팀들이 한 목소리로 스피드를 내세운 빠른 야구, 기동력을 강조하고 있다. 매 경기 발 빠른 주자와 상대 배터리 간에 불꽃 신경전이 펼쳐진다. 야구에서만 맛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장면이다. 투수의 투구폼, 퀵 모션, 볼 배합에서 빈틈이 보이면 여지없이 내달린다.

올해 발 야구로 가장 큰 기대를 모은 팀이 KIA 타이거즈이다. 지난 겨울 '대도' 이대형을 영입한 KIA는 8일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기동력 야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4-4에서 맞은 4회초에 이대형과 김주찬이 1,3루에서 더블 스틸에 성공했다. 시즌 1호 더블 스틸이었다. 이 더블 스틸은 히어로즈 배터리와 내야진을 뒤흔들며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고,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됐다. 이날 김주찬이 2개, 이대형 신종길이 각각 1개씩 훔쳤다. 성공률 100%. 히어로즈는 이날 허리통증으로 빠진 허도환 대신 백업 포수 박동원이 안방을 지켰다.

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가 도루저지율이다. 도루가 복합적인 결과물이라도 해도 1차적인 책임이 포수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적지 많다.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능력, 상대 팀의 작전, 주자의 움직임까지 읽어내야 하는 포수는 고달프다.

도루 억제력이 뛰어난 포수는 누구일까. 도루저지 능력이 뛰어날수록 상대 주자는 긴장하게 되고 위축되기 마련이다. 도루저지수, 도루저지율을 보면 어느 정도 도루에 관한 포수 능력을 알 수 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8일 기동력을 앞세워 히어로즈를 무너트린 KIA의 포수진이 도루저지율이 가장 낮았다. 8일 시즌 첫 안타를 만루홈런으로 장식한 차일목은 9차례 도루 상황에서 한 번도 막지 못했다. 최다 도루 허용에, 도루저지율 '0'이다. 김상훈도 도루 저지 1개 없이 5개만 내줬다.

전문가들은 두 선수의 도루 저지능력에 특별히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투수들의 피칭 타임이 영향을 줬다고 말한다. 어쨌든 포수로서 면목이 안 서는 기록임에는 분명하다.

대다수의 주전포수들은 비교적 준수했다.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는 5차례 도루 시도 중 3개를 막아 도루저지율 4할을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 양의지는 8개를 내주고, 4개를 막았다. 3할3푼3리. 히어로즈 허도환도 10개 중 3개를 잡았다. 반면, 허도환의 백업인 박동원은 4차례 모두 허용했다.

KIA와 함께 LG 트윈스 포수들의 부진이 눈에 띈다. 최경철이 6번 중 5개, 조윤준이 4번 중 3번을 내줬다. 최근 트레이드 요구설이 불거졌던 SK 와이번스 조인성은 2번의 도루상황에서 손을 쓰지 못했다.

팽팽한 투수전, 화끈한 타격전 못지 않게 흥미진진한 기동력 야구. 포수를 유심히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