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최용수, 두 감독의 눈엔 아쉬움이 그렁그렁했다. 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전북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클래식 2014 6라운드에서 두 팀은 1-1로 경기를 마쳤다. '승점 1점'씩을 똑같이 나눠 가졌으나, '경기 내용'에서 나오는 탄식의 근원은 다소 달랐다.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이 터졌다. 전북 이규로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반대로 흘렀다. 레오나르도가 부지런히 따라가 재차 크로스로 연결했다. 높이 전진해 있던 이규로는 문전 더 깊숙히 뛰어들며 볼에 대한 집중력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윤일록의 발에 걸리며 얻은 PK는 레오나르도가 차 넣어 앞서갔다. 하지만 전북이 측면에서 맛본 환희는 여기까지였다.
서울은 어김없이 쓰리톱의 간격을 좁혔다. 윤일록-김현성-고요한이 중앙으로 움직이면서 전북의 플랫 4는 수비에 치중해야 했다. 최철순도, 이규로도 중앙으로 이동해 '서울 공격 3 vs 전북 수비 4'의 대결 구도를 만드느라 바빴다. 여기에 정혁-김남일은 고명진-이상협과 맞서면서도, 때로는 김현성의 움직임을 잡기 위해 아래로 내려갔다. 이런 상황에서 차두리까지 올라왔을 땐 레오나르도가 어쩔 수 없이 아래로 처져야 했다(삽화 속 ① 표기 참고). 수비적인 임무가 부쩍 늘어나자, 윗선에서 볼을 받기는커녕 최후방 수비의 라인컨트롤에까지 동참할 정도였다.
반대쪽에서는 김치우와 맞붙은 한교원이 아쉬웠다(①). 여느 때만큼 확실히 치고 올라가질 못했고, 간혹 생긴 크로스 찬스는 불만족스러웠다. 측면으로 넓게 벌려 뛴 성과가 미미한 데다 중앙에서의 숫자 싸움에도 동참하지 못했다. 카이오 대신 이동국이 나섰음에도 연계다운 연계가 나오지 못한 이유가 이와 무관치 않다. 전북이 시도한 슈팅 개수는 전반전 슈팅 1개(레오 PK골) 포함 총 6개. 전술적인 실패보다도 체력적인 열세가 커 보였다. 주중 ACL에서 광저우와의 혈전을 치른 데다 서울보다 하루를 덜 쉰 것에 대해 최강희 감독은 "회복이 안 되더라."며 우려를 표했다. 경기 후 만난 이재성 역시 "선수들 모두 너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밸런스는 서울이 조금 더 나았다. 플랫 3에서 4로 카드를 바꿔 든 최용수 감독의 결단, 그 핵심엔 오스마르가 있었다(②). 플랫 3의 왼쪽과 중앙을 가리지 않았던 이 선수는 김주영-김진규 라인 앞에서 포어 리베로로 뛰며 전술적인 유연성을 부여했다. 효과는 분명했다. 출중한 높이로 상대 공격진과의 헤딩 경합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권순태의 골킥, 혹은 후방에서 넘어오는 상대의 롱패스는 보이는 족족 끊어냈다. 게다가 숏&롱패스 모두 안정감을 지녀 빌드업의 시작점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발이 빠른 김주영이 전북의 2선을 압박하기 위해 전진할 때엔 그 뒷공간을 커버하며 본업인 수비 역할에도 충실했다.
서울은 전반 27분 윤일록의 골로 따라간다. 서울의 백패스에 카이오와 이재성이 앞으로 나서 전방 압박에 나섰고, 나머지 자원의 무게중심 역시 앞으로 쏠린 상태였다. 김용대의 킥은 라인을 올리던 전북의 공중을 갈랐고, 김현성은 백헤딩으로 완전한 찬스를 만들어줬다(③). 대구 임대 시절에도 그랬듯 확실히 머리는 잘 쓰던 모습. 윌킨슨이 견고하다고는 해도 윤일록처럼 무게중심이 낮은 선수가 빠르게 흔들었을 땐, 본인의 수비 범위 안에 상대의 슈팅 각도를 잡아두기 어려웠다. 다만 후반 들어 이상협 대신 에스쿠데로를 투입해 4-2-3-1로 변화를 줬음에도 크로스바를 때리는 등 추가 득점이 터지지 않은 것이 엄청난 아쉬움이었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