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명가'다웠다. GS칼텍스의 우승 의지가 6년 만에 실현됐다.
GS칼텍스는 4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IBK기업은행과의 2013~2014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27-25, 25-21, 22-25, 29-27)로 승리했다.
GS칼텍스는 5전3선승제로 열린 챔프전에서 3승2패를 기록, 2007~2008시즌 이후 6년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번 GS칼텍스의 우승은 의미가 크다. 자칫 기업은행의 독주체제로 흐를 뻔했던 기운을 끊어냈다. GS칼텍스의 우승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2전3기, 베띠 재영입
V-리그 여자부 최고의 외국인공격수로 평가받는 베띠와의 재계약은 전력의 50% 이상을 향상시켰다. 도미니카 공화국 국가대표인 베띠는 이미 한국 무대에 적응이 돼 있는 선수다. 2008~2009시즌과 2012~2013시즌을 GS칼텍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그러나 준우승만 두 차례 거뒀다. 각각 흥국생명과 기업은행에 패했다. 절치부심했다. 이를 갈았다. 올시즌 베띠는 정규리그에서 득점(873점)과 공격종합(46.70%) 부문에서 2위를 기록했다. 오픈(45.10%)과 시간차(55.13%) 부문에선 로 1위에 올랐다. GS칼텍스를 정규리그 2위로 올려놓고 복수의 칼날을 갈은 베띠는 챔프전에서도 펄펄 날았다. 5경기에서 221득점을 기록, 평균 40득점을 폭발시키며 기업은행을 압도했다. 드디어 꿈을 이뤘다. 베띠는 팀 우승과 함께 최우수선수(MVP)도 수상했다.
▶'정지윤' 세터 긴급 수혈
GS칼텍스는 올시즌을 앞두고 세터 부재가 고민이었다. 이숙자의 왼발 아킬레스건 파열과 갑자기 팀을 떠난 이나연의 공백으로 시은미 홀로 모든 경기를 책임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선구 GS칼텍스 감독은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실업배구 양산시청에서 활약하던 세터 정지윤을 급히 불렀다. 정지윤은 2005~2006시즌과 2006~2007시즌 GS칼텍스에서 뛰어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천군만마였다. 정지윤은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베띠를 비롯해 국내 선수들과 완벽한 호흡을 뽐냈다.
▶'팀 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GS칼텍스 체육관에는 '팀 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라는 슬로건이 걸려있다. 한송이 정대영 배유나 등 국가대표 선수들은 희생과 헌신으로 팀 승리만 생각했다.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찾아 제 몫을 다했다. 외국인선수 베띠에게 공격이 물렸다. 나머지 선수들은 안정된 서브 리시브와 수비를 전달했다. 각자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그 결과 GS칼텍스만의 승리 방정식을 만들 수 있었다.
▶'전략가' 이선구 감독
이 감독은 올시즌 선수들을 멀티플레이어로 키웠다. 한송이는 레프트 뿐만 아니라 라이트와 센터로도 활용했다. 이소영은 레프트와 라이트를 오갔고, 배유나도 센터와 라이트를 맡았다. 이 감독은 상대 팀에 맞는 선수 구성과 변칙 전술로 승리를 챙겼다. 이 감독은 오로지 배구만 생각한다. 상대 전술과 전력을 분석, 맞춤형 훈련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그러면서 이기는 배구인 '이선구표 토털 배구'를 완성했다. 이 감독의 전략은 위기의 순간마다 빛났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적절한 선수 교체와 치밀한 전술 구사로 한 수 위의 전력으로 평가받던 기업은행을 물리쳤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