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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문수구장은 롯데의 홈구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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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도 당당하게 프로야구 개최 도시로서 자격을 얻게 됐다.

울산에 새롭게 지어진 문수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프로야구 3연전이 개최됐다. 지난달 22, 23일 이틀간 롯데와 한화 이글스의 시범경기 2게임이 열렸지만, 1군 경기와 비교할 수 없다. 롯데는 삼성과 3연전을 치른 후 5월 23~25일 KIA 타이거즈와 3연전, 8월 19~20일까지 한화 이글스와 2연전을 한다. 문수구장 분위기를 살펴봤다.

▶'롯데 홈 확실하네' 왜?

전체적으로 작고 아담한 느낌을 주는 문수구장. 앞으로 롯데 제 2의 홈구장으로 쓰인다. 경기장 중앙 출입구 위쪽에도 '롯데 자이언츠 제2구장'이라고 확실하게 표기를 해놨다.

문수구장이 롯데 친화적인 이유가 있다. 구장 전체 전경이 롯데의 2군 훈련장인 김해 상동구장과 매우 흡사하다. 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 상동구장은 외야 너머로 산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배경이 흡사하다. 문수구장도 외야 너머에 낮은 야산이 자리하고 있다. 확 트인 시야가 눈에 들어온다. 내-외야에 관중석과 전광판이 있는 차이일 뿐. 롯데 선수들은 "익숙한 상동구장에서 경기를 하는 느낌"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무래도 훈련, 경기를 많이 소화해온 곳과 비슷한 분위기 속에 경기를 하면 유리한 부분이 있다.

현장 분위기도 뜨거웠다. 그동안 야구에 목말랐던 팬들이 4일부터 3일간 구장을 가득 채웠다. 1만2038장의 표가 3일 연속 매진됐다. 3일 내내 울산팬들이 열성적인 응원을 보냈다. 지난해 썰렁한 사직구장에서 경기를 치렀던 것과 비교하면, 울산팬들의 성원은 2~3년 전 뜨거웠던 부산의 열기와 맞먹었다. 선수들도 모처럼 만에 신바람 나는 분위기 속에 경기를 치렀다. 강팀 삼성과의 첫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원동력이었다.

대구에서도 가까운 울산이지만, 삼성팬들은 극소수였다. 울산과 포항은 지척인데 전통적으로 울산팬들은 롯데를, 포항팬들은 같은 경북 권역인 삼성을 응원해왔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선수도, 관중 모두 친화적인 구장

일단 선수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신축 구장이기에 전반적인 시설이 훌륭했다. 홈, 원정팀 구분 없이 라커룸이 넓고 깨끗했다.

그리고 투수도, 야수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구장이라고 얘기하는 부분이 재밌다. 먼저 야수들. 일단 내야수들은 수비에서 새로 깔린 인조잔디의 상태가 좋아 바운드 처리가 편안하다는 의견이 모였다. 또, 잔디가 푹신푹신해 전력으로 뛸 때도 하체에 무리가 덜 갔다.

타석에서도 편하다고 했다. 외야 너머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집중력이 극대화 된다고 했다. 또, 산으로 인해 외야가 닫힌 느낌을 줘 외야 펜스까지의 거리가 훨씬 가까워 보여 부담이 덜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문수구장은 좌우 펜스까지의 길이가 101m로 국내 프로구장 중 가장 긴 데도 체감 거리가 짧다고 하니 선수들로서는 손해볼 게 없었다. 타석에서 시선을 사로잡던 전광판도 중앙에서 우측으로 치우쳐진 곳에 위치해있어서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줬다.

투수들도 문수구장을 좋아했다. 홈플레이트에서 백네트까지의 길이가 매우 짧다. 마운드에서 포수까지의 거리가 매우 짧게 느껴진다고 한다. 이런 경우, 투수들은 심리적인 안정의 효과로 훨씬 수월하게 공을 던질 수 있다.

관중들도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었다. 일단, 탁 트인 공간에 야구장이 지어져 마치 소풍 온 기분으로 경기를 관전할 수 있다. 내야에는 메이저리그 구장처럼 최소한의 그물을 설치해 시야가 좋다. 물론, 파울타구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테이블석, 응원석, 바비큐석, 외야 잔디석 등 다양한 종류의 좌석들은 여느 1군 구장 못지 않았다.

단, 덕아웃 설계가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은 지적을 받았다. 모두들 난간에 걸쳐 야구를 보는 메이저리그식으로 움푹 들어간 덕아웃이 차분하게 경기를 바라봐야 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김시진 감독, 류중일 감독 모두에게서 들렸다.

울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