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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뒤늦은 첫 홈런? 오히려 예년보다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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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대다수의 야구인들과 팬들은 넥센 히어로즈 4번 타자 박병호를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칠 선수로 꼽았다. 2012년 31홈런-105타점, 2013년 37홈런-117타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홈런과 타점 1위 . 그렇다고 힘이 좋고 개인성적만 신경쓰는 성향의 타자도 아니다. 타율이 2012년 2할9푼에서 지난해 3할1푼8리(8위)로 올라갔고, 지난해 출루율 2위(4할3푼7리)에 볼넷 1위(92개)에 랭크됐다. 당연히 이전보다 파워, 정확도, 선구안 등 공격 모든 면에서 한단계 올라섰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박병호는 이제 다른 수식어가 필요없는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타자이다. 최근 2년 간 전경기에 4번 타자로 출전한 박병호는 올 해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3년 만에 외국인 타자가 등장한 이번 시즌에는 주목도가 더 올라갔다. 그가 파워가 좋은 외국인 타자들을 이겨내고 3년 연속 홈런왕에 오를 수 있을 지가 올 시즌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그런데 시즌 초반 박병호의 성적을 보면 다소 초라하다. 박병호는 6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 8회초에 우월 1점 홈런을 터트렸다. 정규시즌이 개막하고 8경기, 35타석 만에 나온 시즌 첫 홈런이다. 무엇보다 이 홈런이 올 시즌 첫 장타이고, 첫 타점을 기록했다는 게 놀랍다.

7일 현재 타율 2할6푼8리(26타수 7안타) 1홈런, 1타점. 출루율 4할5푼7리로 이 부문 11위에 올라 있는 게 눈에 띄는 정도다. 득점권 타율은 1할2푼5리에 불과하다. 타격의 팀 히어로즈에서 박병호가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하면 상당히 기대에 못 미치는 기록이다. 시범경기 때부터 떨어진 타격감이 아직 올라오지 않고 있다.

박병호가 주춤하는 동안 김민성(3할6푼7리, 1홈런, 5타점)과 윤석민(3할3푼3리, 1홈런, 7타점) 강정호(3할4푼5리, 5타점) 서건창(2할8푼1리, 5타점) 문우람(3할3푼3리, 1홈런, 4타점) 등이 좋은 활약을 했다.

하지만 팀 내에서 박병호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구단과 코칭스태프, 선수 할 것 없이 모두가 '조금있으면 타격 컨디션을 찾을 것이고 홈런을 펑펑 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염경엽 감독은 6일 NC전에 앞서 취재진이 박병호 이야기를 꺼내자 "출루만으로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라고 했다. 박병호에 대한 믿음은 이렇게 확고하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으나 박병호는 서두르지도 않고 착실하게 팀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2년간 기록을 보면 조급해야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2011년 7월 말 LG 트윈스에서 히어로즈로 이적한 박병호는 2012년과 2013년 최고의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지난 2년간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의 모습을 보였다.

2012년에는 정규시즌 개막 후 한달간 1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1푼4리(56타수 12안타), 4홈런-14타점, 2013년에는 3~4월에 열린 21경기에서 2할5푼4리(71타수 18안타) 4홈런-15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전체 성적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기록이다.

지난 2년 동안 박병호가 때린 홈런은 총 68개. 월별 홈런수 등 전체적인 성적을 보면, 시즌 초반에 다소 부진하다가 5월 부터 상승세를 탔다는 걸 알 수 있다. 지난 2년간 3~4월 37경기에서 8홈런을 기록했는데, 5월에 12개, 6~7월 각각 10개, 8월에 9개를 쏘아올렸다. 순위 싸움이 치열한 9월에 무려 18개를 넘겼다. 시즌 초반 주춤하다가 5~7월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고, 시즌 막판 불꽃처럼 타올랐다.

2012년에는 올 해와 비슷한 시기에 첫 홈런이 뽑았다. 2012년 4월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차우찬을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터트렸는데, 시즌이 시작되고 7경기 27타석 만에 나왔다. 지난해에는 2경기 6타석째인 3월 31일 1회초 KIA 타이거즈 서재응으로부터 첫 홈런을 빼앗았다.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은 것도 있지만, 초반 부진이 상대 팀 견제의 영향일 수도 있다. 최근 2년간 최고의 활약을 펼친 박병호를 누구도 쉽게 상대하기 어렵다. 아무래도 상대 투수 입장에서는 어렵게 승부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4번 타자 박병호 뒤에는 강정호 김민성같은 강타자가 버티고 있다. 상대 투수가 그를 마음 편하게 피해가기 어려운 타선 구도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홈런 레이스에서 유리한 점이기도 하다.

박병호에게 의미가 깊은 2013시즌이다. 지금까지 한국 프로야구에서 3년 연속 홈런왕은 장종훈(1990~1992년)과 이승엽(2001~2003년) 밖에 없다. 올해 홈런왕에 오른다면 이들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4년 만의 40홈런에 대한 기대도 크다. 또 9월에는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린다. 박병호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표팀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왔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박병호 2012년-2013년 월별 성적

월=경기수=타율(타수-안타)=홈런

3월=2=0.286(7-2)=1

4월=35=0.233(120-28)=7

5월=49=0.326(184-60)=12

6월=46=0.309(162-50)=10

7월=35=0.317(123-39)=10

8월=44=0.319(141-45)=9

9월=41=0.312(154-48)=18

10월=9=0.250(28-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