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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안용우'저선수,신인선수가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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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선수, 신인선수가 맞습니까?"

지난 22일 경남-전남전을 현장 중계하던 김대길 해설위원은 '슈퍼루키' 안용우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왼쪽라인을 타고 빛의 속도로 치고 달리는 스피드와 세트피스 때마다 빛나는 날선 왼발킥은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마르세유턴까지 구사하며 상대 수비진을 농락했다. 1골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전남의 3대2 역전승을 이끌었다. 데뷔 3경기만에 3라운드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프로축구연맹의 선정 이유에도 '신인답지 않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안용우는 26일 밤 전남 광양전용구장에서 펼쳐진 강호 울산전에서도 진가를 드러냈다. 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스테보를 향해 '택배 크로스'를 올렸다. 스테보가 기다렸다는 듯 쇄도했다. 강력한 헤딩골이 작렬했다. 경남전 전반 45분 역전골과 닮은꼴이었다. 안용우와 스테보가 2경기 연속골을 합작했다. '안-스 라인'은 달라진 전남의 초강력 공격옵션이 됐다. 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던 울산 수비라인이 이 한방에 뚫렸다. 이 한골에 힘입어 전남은 3연승을 달리던 울산에 1대0으로 승리했다. 2011년 5월 28일 이후 울산전 6연패의 고리를 끊어냈다. 전남은 4경기에서 3승1패를 기록하며 선두 울산에 득실차에서 뒤진 2위로 뛰어올랐다.

1년차 안용우는 올시즌 4경기에 모두 선발출전했다. 서울과의 개막전, 크로아티아리그 출신 에이스 크리즈만의 부상으로 깜짝 기회를 얻었다. '왼발의 달인' 하석주 감독은 "내가 선호하는, 왼발 선수다. 서울과의 개막전에 선택한 1년차라면 어느 정도인지는 말 안해도 아실 것"이라는 말로 신뢰를 표했다.

개막 전까지 동의대 출신 '왼발의 윙어' 안용우를 아는 이는 많지 않았다. 서울전 승리 직후 "그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한 건 처음이었다. 내가 누군지 알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더 자신감 있게 더 열심히 뛰었다"고 했었다. 프로의 무대를 1년차 신인답지 않게 신명나게 누비고 있다. '25번 선수, 안용우가 누구냐'는 질문은 이후 제주-경남-울산전까지 줄곧 따라붙었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빠르고 화려한 플레이를 즐기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는 낯을 가리는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다. 경남전 1골1도움 직후 첫 방송 인터뷰에 긴장한 나머지 할 말을 다 하지 못했다. 플레이는 신인답지 않았지만 인터뷰는 풋풋한 신인의 모습 그대로였다. 안용우는 "지인들에게 첫골 축하보다 놀림을 더 많이 받았다"며 웃었다.

'레전드' 김병지부터 '광양루니' 이종호까지 안용우를 향한 신뢰는 절대적이다. 김병지는 "정말 잘하지 않냐? 용우에게 영플레이어상에 한번 도전해보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종호는 "용우형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또래들 사이에는 왼발 잘 쓰고 빠른 윙어로, 유명한 선수였다. 중고교때 학교가 성적이 나지 않아 부각되지 않았을 뿐, 선수들이 먼저 인정하는 선수"라고 귀띔했다.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적극 추천했다. "내가 받지 못한 영플레이어상도 용우형이 꼭 받았으면 좋겠다. 형에게도 직접 말했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정작 안용우는 덤덤했다. "상보다도 매경기 나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라며 말을 아꼈다. 선배들의 '강추'에 걸맞은 '쎈' 코멘트를 주문하자 "영플레이어상 꼭 ! 받고 싶습니다! 이래 해야 하는 겁니꺼? 아… 내 스타일 아닌데…"라며 웃었다.

'영플레이어' 안용우는 '말'보다 '발'이 앞서는 천생 선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