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일이형 공백 소리 안나오게 더 열심히 해야죠."
지난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의 힘은 역시 김남일(37)이 이끄는 중원이었다. 김남일은 '회춘했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장기인 수비 뿐만 아니라 정교한 패스로 인천의 허리를 책임졌다. 그런 김남일이 전북으로 떠났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새로운 중원 구축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 중심에는 구본상(25)이 있다.
인천은 올시즌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즐겨하는 인천에서 첫번째 저지선이 될 수비형 미드필드의 활약은 대단히 중요하다. 김 감독은 구본상을 더블볼란치의 키로 활용 중이다. 구본상은 "감독님의 신뢰가 느껴진다. 미드필드에서 많이 뛰고 다른 선수들이 볼을 가졌을때 서포트해주라는 주문을 하신다.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더 노력 중이다"고 했다.
김 감독은 구본상의 파트너로 문상윤과 배승진을 번갈아 기용하고 있다. 파트너에 따라 구본상의 역할도 달라진다. 공격적인 문상윤과 함께 할때는 수비에 치중하고, 수비력이 좋은 배승진과 설때는 공격적으로 나선다. 구본상은 누구와 함께 해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두 선수 모두 동계때부터 많이 발을 맞췄다. 선수마다 스타일이 다른만큼 그 특징에 맞춰서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 김남일의 파트너로 수비에 전념했던 구본상은 올시즌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다고 했다. 구본상은 "지난해 남일이형과 함께 하면서 경기 조율 능력,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날카로운 패싱력 등을 배웠다. 그 부분을 올시즌 더욱 발전시켜보고 싶다"고 했다. 실제로 구본상은 지난 전남과의 경기에서 많은 시간 공을 소유하며, 2선까지 치고 올라가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때로는 직접 공격의 활로를 뚫기도 했다. 구본상은 "아직까지 K-리그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공격진영에서 더 과감한 움직임을 하고 있다. 슈팅 욕심도 내고 있다. 빨리 골을 터뜨리고 싶다"며 웃었다.
구본상은 이제 K-리그 3년차다. 자신이 빛나는 것에 관심을 가질 법 하지만 팀이 우선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구본상은 "개인 목표보다는 다시 한번 팀을 상위 스플릿으로 이끌고 싶다"며 "남일이형 공백에 대한 소리가 나올 줄 알았다. 그만큼 남일이형은 큰 존재였다. 이제 그 소리 안나오려면 내가 더 잘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