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정도 보고 배우는 루크 스캇?
SK 와이번스의 새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은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으로 입단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메이저리그를 9시즌 뛰며 통산 135홈런을 기록한 베테랑 거포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소속으로 275만달러의 연봉을 받은 선수가 한국에 왔다는 자체 만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력으로만 놓고 보면 '역대급' 선수가 한국 무대를 밟은 것이다.
경력만 화려한게 아니었다. 29일 열린 넥센과의 개막전에서 일찌감치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했다. 3경기 타율은 2할에 그치고 있지만, 스윙 매커니즘이나 타구의 질이 보통 선수들과 확실히 다르다는게 현장의 평가다.
스캇의 타격이 신기하고, 또 배우고 싶은 것은 같은 팀 동료들도 마찬가지인가보다. 스스로 배움을 원하는 사람이 리그 최고의 강타자인 최 정이라고 한다면 스캇에 대한 신뢰도가 어느정도인지 가늠해볼 수 있다.
1일 LG와의 시즌 첫 경기를 앞둔 3루측 SK 덕아웃. 타격 훈련을 마친 스캇이 덕아웃쪽으로 들어오자 최 정이 냉큼 달려와 스캇에게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최 정이 물으면, 그 질문이 통역을 통해 스캇에게 전달됐고 스캇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제자를 가르치 듯 자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심지어는 직접 배트를 들고 이런저런 자세를 보여주는 등 열성적으로 조언을 했다. 최 정도 스캇의 조언에 직접 스윙 자세를 취하며 진지하게 타격 공부를 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스캇이 원포인트 레슨을 한 부분은 높은 공과 낮은 공에 대처할 때 달라지는 타격 자세였다. 보통의 타격 이론을 보면, 스윙을 할 때는 양쪽 팔꿈치를 모아 짧은 궤적으로 빠르게 스윙을 할 때 좋은 타구가 온다고 하는데 스캇의 경우 낮은 공을 때릴 때에는 오히려 양 팔꿈치를 벌리고 두 팔을 쭉 뻗어 타구를 밀어내는게 더 좋다는 것을 알려줬다. 물론, 높은 공을 공략할 때는 짧은 궤적으로 임팩트 순간 손목에 강함게 힘을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캇 선생님의 강의는 이걸로 끝나지 않았다. 실전 타석에서 확실하게 자신의 타격 이론을 각인시켜줬다. 스캇은 1회 첫 타석에서 류제국의 낮은 직구를 자신이 가르쳐준 자세 그대 받아쳐 좌중간 안타를 만들어냈다. 바깥쪽 낮은 볼을 결대로 쭉 밀어내는 모습이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