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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볼거리 추가. 친정팀에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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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윤석민이 1일 목동 두산전서 데뷔 첫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리는 등 4타수 3안타 5타점의 괴력을 뿜어대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윤석민은 지난해만해도 두산에서 차세대 거포로 팬들의 기대를 받던 인물이었다. 2012년 김동주가 빠졌을 때 4번타자로 활약하며 10개의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었다.

그러나 두터운 두산의 선수층을 뚫지 못해 지난시즌을 마친 뒤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고 친정팀과의 첫 경기서 무시무시한 장타력을 과시했다.

팀을 옮긴 선수들이 친정팀을 상대로 잘하는 경우를 더러 볼 수 있다. 이를 '친정로이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전엔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거나 자유계약 선수로 방출돼 다른 팀 유니폼을 입는 경우가 많았다. 트레이드는 자신보다 다른팀 선수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이뤄지는 일. 트레이드된 당사자는 자신이 팀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친정팀과 상대할 때 더욱 잘하려고 불을 켠다. '내가 이렇게 잘할 수 있는 선수였다'라는 것을 보여줘 트레이드한 것을 후회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FA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이 원하는 액수만큼 구단에서 제시하지 않다보니 결국 보따리를 쌀 수밖에 없는 것. 구단도 그동안 선수에게 신경써준 것들에 서운하고, 선수 역시 구단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에 서운하다.

지난해 LG에서 넥센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서동욱은 시즌 타율이 2할7푼7리였으나 LG전엔 3할에 1홈런, 5타점을 올렸다.

박병호 역시 LG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트레이드됐던 2011년엔 LG에 겨우 1할7푼9리에 홈런도 하나 치지 못했지만 2012년엔 타율은 2할7푼5리로 평범했지만 6개의 홈런에 무려 26개의 타점을 올려 LG에 무서운 존재가 됐다. 지난해엔 타율이 3할2푼7리에 4홈런, 12타점을 기록해 여전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FA로 NC의 큰 형님이 된 이호준은 친정인 SK에 비수를 여러차례 꼽았다. SK전 상대타율이 3할2푼으로 시즌 타율(0.278)보다 높았고 홈런도 5개나 뽑아내며 16타점을 기록했다. 특별 지명으로 NC로 간 모창민 역시 SK엔 무서운 존재였다. 타율 3할1푼9리에 3홈런, 7타점. 둘의 활약에 SK는 NC전 6승10패의 열세를 보였고 이는 SK가 4강에서 탈락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물론 팀을 옮긴 선수들이 모두 친정팀에 잘하는 것은 아니다. 친정팀이 오히려 선수의 장단점을 잘 파악해 더 잘 공략할 수도 있고 더 잘하고 싶은 욕구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지난시즌이 마친 뒤 FA와 2차드래프트, 트레이드 등으로 많은 선수들이 팀을 옮겼다. 그들이 친정팀을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칠 때마다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 치열한 순위싸움이 예고된 올시즌에 재미난 볼거리가 또 하나 늘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