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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먹던 밥그릇에 유해금속이?...대형마트 일부 식기서 납-카드뮴 등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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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일부 식기류에서 납·카드뮴·비소 등 유해금속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는 27일 '장바구니 속 생활용품의 중금속 조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시내 2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식기류 13개를 조사한 결과 7개 제품에서 64∼4만6900ppm 수준의 납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7개 제품 중 3개는 각각 6099ppm, 1만2400ppm, 4만6900ppm 수준의 높은 농도의 납이 발견됐다.

또한 4개 제품에서는 11∼1578ppm 수준의 카드뮴이, 7개 제품에서는 20∼2102ppm 수준의 비소가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고농도의 납이 검출된 제품은 대부분 카드뮴·비소의 농도 또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을 보면 식기에 포함된 중금속의 양이 많아도 음식을 담았을 때 녹아나오는 성분이 식약처의 기준 내라면 판매에 문제는 없다. 즉, 납·카드뮴·비소 등 유해 금속은 함유량이 아닌 용출 기준으로 관리되는 것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용출실험이 아닌 식기류 재질 등에 함유된 중금속량을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용출 기준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식기류에 포함된 중금속은 식기류 사용과정에서 음식으로 용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속은 산에 잘 용출되는 특성이 있어 오렌지 주스, 와인, 토마토 등 산 함량이 높은 음식을 납이 함유된 식기류를 사용해 보관하면 유해금속이 음식으로 용출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실내화, 욕실화 등 16개 생활용품 중 10개 제품에서도 52∼8806ppm의 납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욕실화, 인테리어용 시트지 등 3개 제품에서는 유럽연합 기준인 100ppm을 초과하는 카드뮴이 발견됐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관계자는 "생활 용품 속에는 다양한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지만 그 정보는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며 "현재 생활 용품의 재질 표기나 성분 표기로는 어떤 화학물질이 사용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의 상품 구매는 안전보다는 가격이나 디자인, 상품의 광고 문구 등으로 선택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소비자의 권리 실현을 대형 유통 업체에 직접 요구할 것이며, 생활 용품 속 유해화학물질을 직접 조사하고 그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을 통해 시민들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시민단체로 구성된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공동행동'은 이날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 홀에서 '안심마트 만들기' 캠페인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제품에 함유된 화학물질 자료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것을 대형마트 측에 촉구했다.[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