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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 "개막 엔트리 진입,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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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마지막에 웃느냐이다."

LG 김기태 감독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는 선수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메시지를 전했다. 감독은 약속을 지킬테니, 눈앞에 있는 달콤함에 현혹되지 말고,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2014 시즌 개막이 눈앞이다. LG는 29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개막을 앞두고 필수적으로 거쳐야하는 과정이 바로 26명의 개막 엔트리를 선정하는 것이다. 프로선수라면 누구든 1군에 속하고 싶고, 주전으로 뛰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자리는 정해져있다. 때문에 겨우내 죽도록 훈련을 하고도 눈물을 머금어야 하는 선수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LG의 경우 이번 시즌 경쟁이 특히 더 심했다. 투수, 야수 가릴 것 없다. 기존 베테랑 선수들이 있다. 특별히 이름을 열거할 필요가 없는, 팀에 꼭 필요한 선수들이다. 지난해 주전급으로 성장한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투수는 신정락 임정우, 야수는 김용의 문선재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군 제대한 선수들과 부상 등을 털고 재기를 노리는 선수들도 수두룩하다. 투수 정찬헌 김광삼 윤지웅, 야수에는 박용근 백창수 박경수 등이 구슬땀을 흘렸다.

이 선수들이 모두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 수는 없는 일이다. 김 감독은 팀의 수장으로 크게 티를 낼 수 없지만, 이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잘 알기에 마음은 찢어진다. 김 감독은 1차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에 47명의 선수들을 데려갔다. 통상적으로 2차 일본 오키나와 실전 캠프로 자리를 옮길 때는 선수단 인원을 축소시킨다. 하지만 김 감독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박경수를 제외하고 모든 선수들에게 일본행 티켓을 선물했다. 열심히 한 만큼,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 결정의 시간이다. LG 코칭스태프는 25일부터 개막 엔트리 선정을 놓고 고심에 들어갔다. 김 감독은 "빠지게 되면 눈에 밟힐 선수들이 한둘이 아니다"라면서도 "감독으로서 냉정하게 최고의 전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로 뽑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 입장에서는 시작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그 시작에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시즌 초반 느낄 수 있는 긴장감 등을 고려해 처음에는 경험있는 선수들 중심으로 엔트리가 짜여지는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실제, 김 감독은 한 신진급 투수의 이름을 거론하며 "현재 구위로만 놓고 보면 이 선수가 기존 주축 선수들보다도 좋다. 하지만 아직 실전 경험이 부족하기에 때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어 "정말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는 분명히 기회를 줄 것이다. 약속한다. 중요한건 그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이다. 당장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해서 실망해 운동을 게을리 하는 선수는 그 기회를 잡지 못한다. 결국, 마지막에 누가 웃으며 결승선을 통과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김 감독은 "이번 시즌 투수 20여명을 골고루 돌려가며 가동할 계획"이라며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지면 선수들이 전력을 다해줬으면 한다. 자신만 있는게 아니라 항상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야한다. 그래야 팀이 강해진다"고 덧붙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