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이 돌아와서 고민했는데 그대로 SK로 가겠다."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SBS 스포츠의 '2014 프로야구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새롭게 SBS 스포츠에 가세한 이순철 해설위원과 정우영 캐스터, 김민아 아나운서 등이 기존 해설위원, 캐스터와 함께 각오와 시즌 예상을 밝혔다.
'독설'을 서슴지 않는 해설로 '모두까기'란 별명을 얻었던 이순철 위원은 "프로선수라면 거기에 걸맞은 실력과 인품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배인 내가 얘기를 못한다면, 그 누구도 말하지 못할 것이다. 올시즌에도 2년 전에 했던대로 하겠다. 일반 팬들도 이해가 빠르고, 선수도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할 정도로, 야구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도록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해설위원들은 우승 후보로 삼성과 SK를 꼽았다. 김정준 위원과 안경현 위원은 컴백이 확정적인 임창용을 언급하며 삼성의 4연패를 예상했다. 안 위원은 "임창용 외에도 야수로서 외국인선수 나바로의 활용도가 높다"고 했다.
이순철 위원과 김재현 위원은 SK의 우승을 예상했다. 이 위원은 "임창용이란 변수가 생겨서 고민스럽다. 작년과 전력이 비슷해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며 "원래 SK를 예상했는데 바꿔야 하나 고민했다. 하지만 SK로 계속 가겠다. 김광현을 정점으로 선발진이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다. 중간이 걱정이라는데 마무리 박희수까지 충분히 잘 이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SK 선수들은 경기를 풀어갈 능력이 있다. 캠프 때도 작년과 다르게 감독과 선수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유지됐다. FA 선수들이 많아 분위기에 관계없이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SK의 강점으로 김광현을 꼽았다. 그는 "상대 에이스와의 대결에서 승산이 있다. 김광현의 능력을 믿는다"고 했다.
해설위원들 모두 올시즌 판도에 대해 혼돈 양상이 될 것으로 봤다. 안 위원을 제외한 세 명의 해설위원은 삼성 SK 넥센을 강팀으로 분류했다. 또한 네 명 모두 한화를 '1약'으로 꼽았다.
이순철 위원과 김재현 위원은 이에 대해 "수비력이 약해 1약으로 분류했다. 포수나 유격수, 3루수가 약하다. 정근우 이용규가 들어왔지만, 디테일이 부족하지 않나"고 설명했다. 김정준 위원은 "LG는 외국인선수가 누가 들어오느냐에 따라 판도를 흔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시즌 프로야구 흥행에 있어서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순철 위원은 "외국인타자들이 박병호의 홈런왕을 견제할 수 있는지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승엽과 우즈의 시대가 다시 올 수도 있다"며 "각 팀 전력이 평준화돼 삼성의 4연패를 저지하느냐도 이슈라고 본다. 임창용도 와서 야구팬들이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정준 위원은 "올해 왼손투수들 중 스타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양현종 김광현 장원준의 다승왕 싸움도 재미있을 것 같다. 토종과 외국인선수들이 싸움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회사를 옮겨 새로운 곳에서 도전하게 된 캐스터와 아나운서들의 각오도 돋보였다. 정우영 캐스터는 "이곳으로 오는 걸 결정하면서 시청자들이 SBS 스포츠에 대해 갖는 선입견을 깨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고민했다. 시청자들의 관점을 바꾸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생중계 종료 후 방영되는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인 '베이스볼S' 진행을 맡은 김민아 아나운서는 최근 결혼을 한 뒤 이직했다. 김 아나운서는 "아줌마를 선택해준 SBS 스포츠에 감사드린다. 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이 생겨서 이 직업을 갖게 됐다. 벌써 6년이란 시간이 흘렀다"며 "올시즌에도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해야 하나 싶었는데 SBS 스포츠가 손을 내밀어줘 이 자리에 서게 됐다. 시청률 1위 공약은 하지 못할 것 같지만, 믿고 불러주신 만큼 그동안 해왔던대로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