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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재발견, 포항전 패배와 맞바꾼 소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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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시즌 첫 패배였다. 수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포항전에서 패한 수원이 김두현-오장은 라인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22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가진 포항과의 2014년 K-리그 클래식 3라운드에서 김두현을 중앙 미드필더로, 오장은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웠다. 김두현은 61분, 오장은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 경기서 수원은 포항에 1대2로 패했다. 김두현을 대신해 투입한 조지훈이 불과 2분 만에 경고 2장을 받고 퇴장 당하는 악재가 패배의 원인이 됐다. 동점골 허용 뒤 급격히 떨어진 경기력도 아쉬웠다. 포항전 무승 행진을 8경기(1무7패)째 이어간 부분은 지워지지 않는 아픔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김두현과 오장은이 수직축이 되어 움직이는 수원의 전술은 분명 미래를 기대해 볼 만했다.

김두현은 조동건과 함께 중앙에서 호흡을 맞췄다. 조동건이 원톱 정대세를 보조하는 사실상의 섀도 스트라이커였다면, 김두현은 최소한의 활동범위 속에 패스의 줄기 역할을 했다. 오장은은 수비형 미드필더였지만, 공격 가담을 최소화 하면서 중앙수비수 조성진 곽광선과 최종수비 역할에 주력했다. 공격과 수비로 분담된 역할분담 속에 수원은 전반전 내내 포항의 패스를 무력화 시키면서 경기를 주도했다.

포항전 전반에 보인 수원의 경기력은 올 시즌 최고였다. 서 감독 스스로도 "최근에 보여준 경기력 중 가장 좋은 모습"이었다고 자평할 정도였다. 공격과 수비로 명확하게 구분된 역할과 그 속에서 이뤄지는 원활한 패스, 넓은 공간 활용 능력과 스피드 모두 포항을 압도했다. 포항전에 앞서 치른 고양과의 연습경기에서 70분을 소화하며 득점까지 올리는 등 100%의 컨디션에 가까웠던 김두현이 후반 중반에 접어들면서 교체된 게 아쉬운 부분이었다. 서정원 감독이 좋은 흐름에도 김두현을 너무 일찍 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이에 대해 서 감독은 "김두현이 체력적 부담을 보이는 사이 상대의 공격이 (김두현의) 포지션 쪽으로 집중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포항전 패배와 맞바꾼 교훈은 큰 의미를 갖는다. 한 수 위의 스피드와 패스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 포항을 오히려 앞선 부분은 다가오는 승부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두현-오장은의 역할 분담이 전술 안에 뿌리를 내리면서 체력적인 문제까지 보완이 된다면, 충분히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서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 감독은"김두현이 합류하면서 팀이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이 점점 나아지고 있는 부분을 확인했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