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케빈 나(한국명 나상욱)가 천군만마를 얻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출전중인 케빈 나는 슬로플레이를 한다는 이유로 갤러리의 야유를 받고 괴로워 했다. 하지만 23일(한국시각) 3라운드 도중 '케빈 나, 가치 있는 기다림!(Kevin Na, Worth the wait!)'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팬의 응원을 받았다. 케빈 나는 13번 홀에서 이들 중 한 명과 포옹한 뒤 악수를 하고 14번 홀로 이동했다. 케빈 나는 경기를 마친 후 가진 인터뷰에서 "13번 홀로 이동하면서 얼핏 이들을 봤다"며 "처음 티셔츠 문구를 봤을 때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정말 기분 좋았다.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케빈 나는 이날 갤러리 스탠드에서 자신의 슬로 플레이와 관련된 아무런 부정적인 소리를 듣지 않았다. 케빈 나는 2라운드가 열린 전날 슬로 플레이를 비난하는 갤러리의 야유 속에 경기를 치러야 했다. 인종 차별적인 발언도 있었고 경기에 지장을 줄 정도의 고함 소리도 나왔다. 급기야 경기 위원까지 부른 케빈 나는 이날 3라운드에선 보디가드들의 경호 속에 경기를 치렀다. 3라운드까지 케빈 나는 중간 합계 4언더파 212타로 공동 19위에 올랐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