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외국인 투수 로스 울프가 초반 부진을 극복하며 4이닝을 던졌다.
울프는 2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동안 5안타를 맞고 5실점했다. 1회에만 5점을 내주는 등 초반 제구력 난조에 빠졌으나, 2회부터 4회까지 안타를 한 개도 허용하지 않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볼넷 3개와 사구 1개를 내줬고, 삼진은 3개를 잡아냈다.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18일 광주 KIA전서 5⅓이닝 동안 83개의 공을 던진 울프는 이날 78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사연이 있었다. 울프는 전날 미국에 있는 할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는 슬픔을 겪었다. 이만수 감독에 따르면 울프는 눈물로 전날 밤을 지샜는지 눈이 부은 채로 운동장에 나왔다. 외국인 선수들은 보통 가족에게 일이 생길 경우 구단의 허락을 받고 고향을 다녀온다. 하지만 이날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던 울프는 코칭스태프에 "미국에 다녀와야겠다"는 말 대신 "오늘 경기에 정상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먼저 전했다고 한다. SK는 선수 본인의 뜻을 존중해 이날 두산전 등판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그러나 울프는 1회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5개를 내주고 5실점했다. 2사까지는 잘 잡았다. 하지만 3번 최 정에게 148㎞짜리 직구를 던지다 좌전안타를 맞은 뒤 급격히 흔들렸다. 홍성흔에게 또다시 직구를 던져 우전안타를 맞은 울프는 오재일에게는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2사 만루서 이원석에게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맞았고, 계속된 2사 2,3루서 김재환을 상대로 146㎞ 직구를 한복판으로 꽂다 중월 3점포를 얻어맞았다.
난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김재호에게 우전안타, 정수빈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울프는 민병헌을 2루수 수비실책으로 내보내 또다시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오재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가까스로 추가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2회부터는 안정을 찾았다. 2회 1사후 홍성흔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오재일과 이원석을 잇달아 삼진으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3회에도 볼넷 1개를 내줬을 뿐, 나머지 타자들을 범타로 처리,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4회에는 공 9개로 오재원 김현수 홍성흔을 상대로 삼자범퇴를 시켰다.
울프는 두 차례 등판서 9⅓이닝 10안타 8실점을 기록하며 시범경기 일정을 마쳤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