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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단체 무관심 속 난타당한 태권도 꿈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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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권도 꿈나무들이 경기단체의 무관심 속에 유스올림픽 세계선발전에서 난타를 당했다. 올림픽 메달 획득이 아니라 체급별 상위 7∼8위 안에 들면 주는 올림픽 출전권조차 획득하지 못해 종주국의 자존심도 큰 상처를 받았다.

한국은 2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치러진 2014년 난징 유스올림픽 태권도 세계선발전 첫날 3체급에 출전했지만 모두 초반 탈락하고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남자 73㎏급의 신해원(협성고)과 여자 63㎏급 박보의(흥해공고)는 첫 경기였던 32강전에서, 여자 49㎏급 김태희(광주체고)는 16강에서 져 체급별 상위 7∼8위 선수의 국가에 주는 난징 유스올림픽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유스올림픽에는 남녀 5체급씩, 총 10체급에서 100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특정 국가의 메달 독식을 막으려고 나라별 최대 남녀 3체급씩, 체급별로는 한 명만 선수를 내보낼 수 있다. 한국은 제1회 유스올림픽이었던 2010년 싱가포르 대회에서는 4명이 출전해 금메달 3개를 수확했다. 21일 열릴 이번 세계선발전 마지막 날 경기에 한국은 3체급에 더 출전하지만 일단 첫날 결과만으로도 역대 최악을 기록하게 됐다.

이에 대해 유스올림픽에 대한 인식 부족과 이로 말미암은 협회 등 경기단체의 무관심 탓에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유스올림픽은 자크 로게 IOC 명예위원장의 주도로 창설된 지구촌 청소년들의 스포츠 대축제다. 비록 경쟁보다는 스포츠를 통해 청소년들이 우정을 나눌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가 크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영국 태권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제이드 존스처럼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도약의 무대이기도 하다. 존스는 싱가포르 유스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이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는 유스올림픽에 큰 관심을 두고 준비한다. 하지만 한국은 이번 세계선발전에 2진급 선수들을 내보냈다. 대표선발전에서 우승한 선수들은 세계선발전에 이어 23일부터 나흘간 같은 장소에서 열릴 제10회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에 대표팀 감독으로 참가한 중고연맹 서대원 사무국장은 "2010년 유스올림픽에는 경쟁력을 갖춘 1진 선수들이 나섰지만 대회가 끝난 뒤 성적에 따른 혜택이 아무 것도 없었다"면서 "반면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2진 선수들과 지도자는 훈·포장을 받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림픽 세계선발전의 경우 대한태권도협회가 주관해서 준비하고 경기를 치르는 것이 마땅하지만 이번에는 중고연맹이 직접 대표선발전부터 모든 것을 맡았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올해부터 국제경기력 강화를 위해 사무국 내에 경기부를 신설했다. 또 회장 직속의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설치하고 전력분석팀까지 꾸렸다. 하지만 협회에서는 이번 대회에 전력분석관은 물론 세계태권도연맹 총회 참석자를 제외하고는 직원 하나 보내지 않았다. 중고연맹도 대회 준비에 소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우리 선수단은 대회 이틀 전인 18일 오후 열린 대표자 회의에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대표자 회의에서는 바뀐 규정이나 주의 사항 등을 참가팀이 숙지할 수 있도록 확인하는 자리다. 하지만 이 시간에 우리 선수단은 타이베이 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밟고 있었다.

협회와 중고연맹의 무관심은 경기 내용에서의 완패로 나타났다. 신해원만이 모하메드 엘아타리(모로코)와의 32강전에서 4대5로 석패했을 뿐 박보의는 율리야 투루티나(러시아)에게 0대10으로 무릎꿇었고, 김태희는 16강에서 제흐라 도수추쿠르(터키)를 맞아 3라운드 도중 5대17, 점수차 패배(2라운드 종료 이후 12점 차 이상일 때)를 당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