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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근영 호투 한화, 왼손선발 4명 보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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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전력을 과시중인 한화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5선발 싸움이 더욱 볼만해졌다.

5선발 후보들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왼손 윤근영과 오른손 안영명 이동걸 등 3파전 양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컨디션이나 성적을 보면 윤근영이 조금 앞서 가는 느낌이다.

윤근영은 19일 대전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4회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앞서 선발로 나선 이동걸이 3이닝 동안 6안타 2볼넷으로 3실점한 것과 비교해 훨씬 안정적인 투구를 펼쳐 보였다. 그는 이번 시범경기서 3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중이다. 9이닝 동안 9안타 1볼넷을 내주고 삼진 5개를 잡았다. 이날 현재 안영명은 3경기서 3⅔이닝 4안타 2실점, 이동걸은 3경기서 7이닝 9안타 3실점을 올렸다. 그러나 김응용 감독은 여전히 신중하다. 김 감독은 "5선발은 좀 더 지켜봐야겠다"라며 끝까지 경쟁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근영은 지난 2005년 입단 이후 시범경기서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윤근영은 "작년에는 1군에 드나 못드나 하는 불안감과 긴장 때문에 던질 때 주눅이 들었는데, 올해는 그런 것은 없다. 작년에 경기에 많이 나가서 그런지 편안하다"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윤근영은 49경기에 등판해 2승5패, 평균자책점 6.25를 기록했다. 성적 자체는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입단 이후 가장 많은 72이닝을 던졌다. 윤근영은 통산 184경기 가운데 14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지난해 후반기에만 선발로 5차례 등판했다. 선발 경험은 많지 않지만, 지난 시즌 활약상과 현재의 컨디션을 보면 5선발에 가장 근접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윤근영은 "전지훈련서 투구시 오른쪽 어깨가 빨리 열리는 것을 잡으면서 제구력도 좋아졌다. 정민철 코치님의 도움을 받으며 많이 연습했다"면서도 "선발진에 들어가면 기분은 좋을 것이다. 안 들어가도 중간에서 던지면 된다. 지금으로서는 우선 1군 엔트리 드는게 목표다"라며 자세를 낮췄다. 이날 넥센전에서는 57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시즌 개막까지 90개 이상 던질 수 있는 페이스다.

윤근영은 지난해 72이닝 동안 45개의 볼넷을 내주며 최악의 제구력을 보였다. 그러나 전지훈련서 투구폼을 가다듬고 낮게 던지는데 중점을 두고 연습을 한 결과 시범경기서는 안정된 제구력을 과시중이다. 9이닝 동안 볼넷 1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윤근영은 직구 구속은 130㎞대 후반에 불과하지만, 발군의 체인지업과 커브와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갖추고 있어 제구력만 보완한다면 선발로 성장할 수 있는 투수다.

만일 윤근영이 5선발 자리를 차지한다면, 한화는 선발 5명 가운데 왼손 투수를 4명이나 거느리는 팀이 된다. 1~4선발 가운데 유창식과 송창현, 외국인 투수 앤드류 앨버스가 왼손이고, 케일럽 클레이가 오른손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공식 기록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5인 로테이션이 본격화된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왼선 선발을 4명까지 보여했던 팀은 거의 없었다.

윤근영이 5선발 자리를 따낼 수 있을지 흥미가 더해지는 또 다른 이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