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이 빠진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는 누구일까.
지금까지의 컨디션이나 분위기를 보면 올시즌 에이스는 양현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나서고 있는 KIA 투수는 양현종을 비롯해 김진우 송은범, 일본 프로야구에서 명성을 쌓은 홀튼 등 4명이다. 이 가운데 양현종의 성적이 가장 좋다. 18일 현재 2경기에서 9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중이다.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던 김진우는 지난 8일 삼성전에서 타구에 맞고 왼쪽 정강이 부상을 입어 훈련을 중단했다. 송은범은 2경기에서 9이닝 동안 9안타 5볼넷을 허용하며 3실점했다. 아직 제구력이 들쭉날쭉하다. 홀튼은 2경기서 6이닝 동안 3점을 내줬다. 아직 적응 단계다.
양현종에게 많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양현종은 이날 광주 SK전에서 5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1개씩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펼쳤다. 지난 2일 넥센전에서 4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데 이어 2경기 연속 완벽한 피칭을 과시했다. 투구수는 총 75개였고, 그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48개로 제구력도 안정적이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8㎞를 찍었고,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는 30개를 구사했다. 투구수와 스피드를 봤을 때 당장 시즌을 시작해도 무리가 없다.
1,2회는 모두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3회에는 2사후 신현철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김강민을 우익수플라이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4회 선두 조동화가 2루수 실책으로 나갔으나, 최 정, 스캇, 박진만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모두 플라이로 처리했다. 5회에는 1사후 조인성에게 자신의 이번 시범경기 첫 피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임 훈과 신현철을 상대로 연속 빠른 직구를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경기후 양현종은 "지난 넥센전 등판보다 컨디션 좋지 않았는데 차일목 포수가 직구 스피드가 떨어진 것 같아 변화구 위주의 볼배합을 유도한게 좋은 투구로 연결된 것 같다. 컨디션이 좋을 때도 안좋을 때도 있는데, 안좋을 때도 배터리 호흡이 잘 맞으면 결과가 좋을 수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현종은 "주위에서 에이스 역할이 기대된다고 하는데, 그것보다는 우리팀에 좋은 선발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자세를 낮췄다.
지난 2007년 입단한 양현종은 2009년부터 붙박이 선발로 던졌다. 커리어 하이는 2010년으로 30경기에 나가 16승8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해 광저우아시안게임에 다녀온 뒤 어깨 부상을 입어 2년간 8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그러다 지난 시즌 전반기에만 9승을 올리며 에이스의 자리에 오르는가 싶더니 6월말 옆구리 부상으로 한 달 넘게 고생하는 바람에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올시즌에는 몸상태나 구위가 입단 이후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출발이 좋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필요가 있는 것은 시즌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 때문이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