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처음있는 일인 것 같다."
삼성과 LG의 시범경기가 열린 14일 대구구장. 경기 전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한통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오후 2시부터 전국적으로 민방위 훈련이 실시되니, 15분간 경기가 중단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시범경기는 오후 1시에 개최되기 문에 경기 도중 훈련이 실시돼야 했고, 야외에서 경기를 치르는 야구는 경기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양팀 감독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선수, 감독 인생에서 이런 경험은 처음인 것 같다"며 "15분 동안 뭘 해야하나"라며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류 감독은 이내 진지한 자세로 "경기가 우천으로 중단된다고 상황을 가정하고 경기에 임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LG 김기태 감독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 김 감독은 "그럼 투수는 어떻게 해야하느냐"고 밝혔다. 경기 후 1시간이면 3~4이닝 정도가 진행될 시점인데, 선발투수가 15분을 쉬어버리면 어깨가 식어버리기에 투수 운용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실제 투수코치진에 "류제국은 1시간용 투수로 써야하나"라고 농담을 하며 "민방위 훈련 상황에 대비하라"라고 지시를 내렸다. 김 감독은 "이닝 도중 경기가 중단되면 이상할 것 아닌가. 차라리 2시가 되기 전 이닝이 끝나면 아예 기다렸다 경기를 하는게 나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경기 전 류 감독을 찾아가 이 부분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