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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괴물 신인’ 임지섭 활용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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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지난해 신인 1차 지명으로 좌완 투수 임지섭을 선택했습니다. 190cm, 94kg의 당당한 체구에서 150km/h의 강속구를 뿜어내는 제주고 출신의 임지섭은 2013년 고교 대회에서 18경기에 등판해 97.2이닝을 동안 탈삼진 163개, 평균자책점 1.56을 기록했습니다. 강력한 구속을 앞세워 이닝 당 1개가 훌쩍 넘는 1.67개의 삼진을 빼앗아 낸 것입니다.

모교는 물론 청소년 국가대표의 에이스로 활약한 임지섭은 LG에 입단한 후 작년 연말 사이판 재활 훈련에 참가했습니다. 고교 시절 많은 이닝을 소화했기에 몸을 만들기 위한 훈련이었지만 봉중근, 류제국 등 LG의 선배 투수들과 함께 지내며 보고 배우는 것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도 포함되었습니다.

해가 바뀌어 임지섭은 애리조나와 오키나와를 잇는 전지훈련에도 참가했습니다. 2차 1라운드로 지명된 외야수 배병옥과 함께 고졸 신인으로서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된 것입니다. 사이판 재활 훈련부터 1군 전지훈련까지 꾸준히 참가시킨 방침에서 드러나듯 임지섭에 대한 LG의 기대는 큽니다.

임지섭은 3월 11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NC와의 시범경기 첫 경기에 선을 보였습니다. 공식경기 데뷔전이었습니다. 선발 리오단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투수로 5회말 등판한 임지섭은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습니다. 2사 후 김태군을 상대로 1-2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볼넷을 허용한 것을 시작으로 2사 1, 2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이종욱을 초구에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습니다.

145km/h 안팎의 직구 위주로 투구하며 임지섭이 1이닝을 18개의 투구 수로 막아내자 6회초에 터진 문선재의 역전타에 힘입어 LG가 승리했습니다. 임지섭은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정규 시즌이 아니기에 승패는 큰 의미가 없지만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임지섭이 가야할 길은 멉니다. 직구 구속은 뛰어나지만 제구가 흔들리는 일이 엿보이며 변화구 또한 다양하지 못합니다. 프로에 데뷔하는 대부분의 고졸 신인 투수들과 비슷한 약점을 지닌 것입니다.

올 시즌 임지섭의 보직이 무엇으로 결정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우선 그가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외국인 선발 투수 1명이 공석이지만 김선우, 김광삼, 신재웅, 신정락, 윤지웅 등 풍부한 자원이 4, 5선발 후보로 경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펜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마무리 봉중근을 위시해 류택현, 이상열, 정현욱, 이동현 등 필승계투조는 작년 그대로이며 신승현, 김선규, 임정우 등이 불펜에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임지섭은 롱 릴리프 보직을 받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임지섭이 2군에서 꾸준히 등판하며 승패에 대한 부담 없이 프로에 적응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입단하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고졸 신인 투수 정찬헌과 임찬규가 데뷔 시즌 초중반에는 맹활약했지만 한계를 노출한 뒤 결국 병역 복무를 선택한 전례가 있습니다. 당시에는 LG의 투수진이 매우 허약해 고졸 신인의 등판이 잦아진 탓도 있습니다.

다행히 LG의 투수진은 과거와 달리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아직 프로에 적응하지 못한 임지섭이 당장 1군에 등판해야 할 정도로 급박한 것은 아닙니다. '괴물 신인' 임지섭을 LG가 어떻게 차근차근 육성해 활용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