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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애-유아인, 허위와 금기를 부수는 파격 멜로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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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만을 위해 달려온 마흔살 여자, 자신의 천재적 재능을 알지 못했던 스무살 피아니스트 남자. 두 사람의 금기된 사랑은 안방극장에 어떤 파문을 일으킬까. 김희애와 유아인이 JTBC 새 월화극 '밀회'에서 스무살 나이차를 뛰어넘은 격정 멜로의 주인공으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밀회'는 2012년 방영돼 큰 반향을 일으킨 '아내의 자격' 안판석 감독과 정성주 작가의 신작. 김희애가 예술재단 기획실장 오혜원 역으로 또 한번 호흡을 맞추고, 유아인이 오혜원과 사랑에 빠지는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 역을 맡아 '안판석 사단'에 새롭게 합류했다.

12일 오후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밀회' 제작발표회에서 안판석 감독은 "아주 세속적인 이야기를 통해 거대한 메시지를 풀어내는 작품"이라며 "사회적 통념으로는 부정한 사랑이지만 이를 통해 세상 속에서 안전한 방식만을 선택해 살아온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라고 작품의 의미를 소개했다.

김희애는 "이선재는 까칠하면서도 순수하고 맑은 영혼의 소유자라 오혜원뿐만 아니라 어느 여자나 사랑에 빠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고, 유아인은 "박제된 새 같은 삶을 살아온 오혜원이 피아노를 매개로 이선재와 교감하며 내면의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며 이 작품만의 차별점을 짚었다.

실제로도 19살 차이나는 두 사람의 만남은 기획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가장 먼저 출연을 결정한 김희애는 유아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출연을 제안했다. 김희애는 "어떻게 연하와 연애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될 것 같다"며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유아인과 연기해 보니 눈이 높아져서 다음 드라마가 걱정된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촬영 전에는 드라마에서 보여질 두 사람의 모습에 대해 적잖은 부담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유아인이 출연한 '완득이'를 보고 실제로 고등학생인 줄 알았는데 그때 이미 20대 중반이었다는 얘기에 놀랐다. 유아인이 너무 동안이라 내가 너무 끔찍하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돼 스태프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그래서 마인트 컨트롤을 하면서 캐릭터에 좀 더 빠져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연상연하 남녀의 사랑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일부의 시선에 대해 아쉬워했다. 그는 "19살 나이차가 나는 남자가 연상일 경우엔 도둑놈 정도로 보는데, 여자한테는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다. 왜 그래야 하나 싶다. 서로 사랑의 대상이 되는 데 있어서 나이차는 중요하지 않다. 카메라 뒤에선 선후배지만, 촬영이 진행되면 한 여자로 상대를 바라보게 되고, 나 또한 한없이 순수한 인간으로 서 있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극중 이선재가 천재적인 감성으로 피아노를 연주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오혜원이 그에게 점점 빠져드는 장면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촬영에 앞서 김희애와 유아인은 전문가로부터 피아노 강습을 받았고, 덕분에 연주 장면을 대역이 아닌 '실사'로 담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김희애는 "유아인이 20분짜리 곡을 외워 와서 완벽하게 표현했다"며 "연주를 지켜보면서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아인은 "손끝에서 구현되는 멜로디에 내 감성과 예술성을 쏟아부었을 때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며 "연기와는 또 다른 예술적 욕망을 몸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쾌감에 힘든 줄 모르고 촬영하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은 연출자 안판석 감독에 대한 신뢰로 이 작품을 선택했다며 남다른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김희애는 "감독님의 연출 스타일과 촬영 과정을 다른 분들이 봐줬으면 싶을 정도로 너무나 유쾌하고 편안했던 그 기억을 잊을 수 없었다"며 "대본을 보기도 전에 감독님과 일을 하고 싶었고, 대본 또한 내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이런 완벽한 대본이 나왔다는 것이 나에겐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유아인도 "감독님을 뵙고 나서 이 작품을 놓치지 않겠다고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며 "이 드라마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걸 포기하지 않고 마음껏 펼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밀회'는 오는 17일 오후 9시 40분 첫 방송된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