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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연느님'과 '상느님'의 정상 조우, 대한민국은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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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는 아름다움을 연기하는 종목이다. '연느님(연아와 하느님을 섞은 단어)'이라는 단어밖에 생각 안난다. '여신'도 어울리는 것 같다." '빙속여제'의 울림이었다.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몇 번 타본 적이 있는데 너무 힘들더라. 체격 조건의 불리함과 힘든 훈련을 이겨낸 것이 존경스럽다. (표현할 말을 찾다 뜸을 들인 후)내가 보기에는 '상느님'인 것 같다." '피겨여왕'의 메아리였다. 무대는 웃음빛으로 물들었다.

'연느님'과 '상느님', 정상에서 터진 환희였다. 스포츠조선과 한국 코카·콜라가 제정한 제19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쌍무지개가 피어올랐다. 최고 중의 최고, 한 명으로는 부족했다. '꽃중의 꽃'인 최우수선수상(MVP)은 공동 수상이었다. 이상화(25·서울시청)와 김연아(24·올댓스포츠)가 12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9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공동 최우수선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소치의 여신'들이다. 4년 전 밴쿠버에서 시상대 맨꼭대기에 선 김연아는 지난달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로 현역 인생을 마무리했다. 무결점의 완벽한 클린 연기(219.11점)였지만 '보이지 않는 손'의 시샘에 울었다. 금메달보다 더 값진 은빛이었다. 세상의 눈도 달랐다. 논란의 금메달을 차지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4.59점)의 러시아를 제외한 지구촌은 김연아의 연기가 금메달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이상화는 이변도 비켜갔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올림픽신기록을 작성하며 밴쿠버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아시아선수가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남녀 전 종목을 통틀어 이상화가 최초다. 세계에선 보니 블레어(미국·1988년-1992년-1994년)와 카트리나 르메이돈(캐나다·1998년-2002년)에 이어 세 번째다. 전설의 레이서로 우뚝섰다.

소치에서 친자매 이상으로 서로를 아낀 둘은 최우수선수로 호명되자 미소를 보였다. 블랙 시스루로 여인의 미를 한껏 뽐낸 이상화가 먼저 무대에 올랐다. 이상화를 향해 "몰라볼 뻔 했다"며 장난을 친 김연아가 뒤를 따랐다. 김연아는 블랙 블라우스와 플레어 스커트로 단아한 매력을 과시했다.

상패와 코카콜라의 마스코트 백곰, 상금 1000만원을 받아든 둘은 올림픽 시상대와는 또 다른 감회에 젖었다. 감동은 여전히 물결쳤다. 이상화는 "사실 2연패를 할 줄 나도 잘 몰랐다. 소치를 기분좋게 마무리 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김연아는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판정시비에 이미 "미련은 없다"고 했다. 그녀는 고개부터 숙였다. "소치에서 나보다 잘한 박승희 같은 선수도 있는데 은메달인 내가 최우수선수상을 받아 민망하기도 하고 감사하다. 코카콜라 체육대상과 인연이 깊은데 마지막까지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 쑥스러워했다. 김연아는 코카콜라 체육대상과 함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했다. 중학생 시절인 2005년 신인상을 거머쥔 그녀는 세계를 제패한 2007년에는 박태환(수영)과 함께 공동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은퇴와 현역 복귀의 경계에 선 2년 전에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한 발자취로 공로상의 영예를 안았다.

코카콜라 체육대상 최우수선수상 수상으로 둘의 '소치 여정'은 마침표를 찍었다. 5월 현역 은퇴 무대로 꾸밀 아이스쇼를 준비하고 있는 김연아는 "우선 5월 공연을 준비하며 즐겁게 생활하겠다"며 "그리고 나서 어떻게, 뭘 하며 먹고 살지 고민하겠다. 아직 계획은 없지만 일단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해 다시 웃음을 선물했다. 이상화는 "일단 많이 쉬고 싶다"며 미소를 지은 후 "여름 훈련 전까지 잘 쉬고 치료를 잘 받으면서 다음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상화의 전설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퀸 이런 거는 오글거린다(웃음). 이제 선수는 아니지만 김연아 선수가 내게는 가장 잘 어울린다." 김연아는 자연인으로 돌아왔지만 피겨와의 이별은 없다. 또 다른 미래를 기약했다.

'피겨여왕'과 '빙속여제'는 대한민국의 행복이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