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LG의 주전 유격수는 누구일까.
LG가 1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2014 시즌 스타트를 했다. 스프링캠프에서의 연습경기와는 달리, 각 팀들은 시범경기에서는 정규시즌에서 뛸 주전급 멤버들을 가동하며 본격적인 실전 준비를 하게 된다.
LG도 마찬가지였다. 개막전 선발로 거론되고 있는 코리 리오단이 선발로 등판했고, 타선도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주축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다만, 한 포지션의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유격수 오지환이었다. 오지환을 대신해 권용관이 선발 유격수로 출전했다.
LG의 첫 시범경기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상징적이기도 하다. 이렇게 가면, 정규시즌 개막전에도 권용관이 주전 유격수로 나설 확률이 높아진다.
사실, 오키나와 실전에서도 오지환은 대부분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특별히 부상이 있거나 컨디션이 저하된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LG가 차세다 간판스타로 키우고 있던 오지환이 갑자기 자리를 잃게 되는 것일까.
LG의 내부 사정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천재형 스타일로 분류되는 오지환은 그동안 많은 기회를 얻었지만 확실한 선수로 자리매김하지 못한게 사실이다. 타석에서는 파워, 컨택트의 사이에서 어중간한 스타일이었고, 수비에서도 실책이 많았다. 프로에서는 기회를 얻었을 때 더욱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야, 그 선수에게 계속된 기회를 줄 수 있는데 오지환의 경우는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경우다. 때문에 무작정 기회를 주기 힘들다. 다른 동료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또 하나, 오지환의 군입대도 대비해야 한다. 오지환의 경우 올해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병역 면제 혜택이 주어질 수 있는데, 현 상황을 비춰볼 때 오지환이 국가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을 쉽게 가늠할 수 없다. 유격수 자리에 강정호(넥센) 김상수(삼성) 등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오지환이 이번 시즌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할 경우 합류를 장담할 수 없다. 때문에 팀 입장에서는 오지환이 군에 입대할 상황을 대비해 차선책을 준비해야 한다.
물론, 아직 주전 선수가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니다. 지금의 채찍질이 오지환을 더욱 단단한 선수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프로는 실력으로 보여주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확실한 건, 오지환에게 2014 시즌은 이전 시즌과 달리 쉽지 만은 않은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