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SK의 시범경기 개막전이 열린 8일 대전구장.
오후 1시, 섭씨 8도의 쌀쌀한 기온에도 불구하고 8천여명의 팬들이 대전구장을 찾았다. 겨우내 야구에 목말랐던 팬들은 양 팀간 치열한 접전을 지켜보며 올시즌 한화의 도약을 희망했다. 경기는 SK의 4대1 승리. 시범경기 치고는 비교적 긴 3시간 10분간의 열전이었다.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시범경기지만, 한화 김응용 감독과 SK 이만수 감독은 경기 끝까지 신중하게 선수들을 기용했다.
한화는 지난 겨울 13억원을 들여 대전구장을 업그레이드했다. 포수 뒷쪽 백스톱을 앞쪽으로 당겨 중앙 지정석을 마련해 팬들이 보다 현장감있게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낡고 비좁았던 덕아웃을 잠실, 문학, 사직구장처럼 메이저리그식으로 개조해 선수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외야 불펜장도 개선했다. 구원투수들이 경기를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한화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이날은 FA로 한화로 이적한 정근우의 공식 첫 출전 경기. 정근우는 1번 2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를 쳤다. 정근우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팬들의 우렁찬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정근우는 경기후 ""팬들이 너무 큰 환호를 보내줘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기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면서 "경기전 (김)태균이와도 얘기를 했는데, 구장 자체가 국제대회 경기 때처럼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태균은 "이전에는 (타석의)뒤가 넓어 휑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관중석이 앞으로 나오니까 집중력이 더 생기는 것 같다"며 구장 시설 개선에 대해 환영의 뜻을 비쳤다.
달라진 덕아웃 역시 호평을 받았다. 김응용 감독은 덕아웃으로 등장하자마자 넓어진 나무 벤치 위에 옆으로 눕는 시늉을 하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또 감독석 바로 옆에 중앙 지정석이 넓게 들어선 것을 보고 "옛날에는 덕아웃 위쪽이나 관중이 있었지 옆에서 바로 지켜보는 자리는 없었다. 경기에 지는 날은 덩치큰 경호원을 두든지 해야한다"며 껄껄 웃었다.
이만수 감독은 "메이저리그식으로 바뀐 것 같아 보기가 좋다. 처음에 왔을 때는 야구장 자체를 뒤로 옮겨놓은 느낌이었는데, 그게 아니라 중앙 관중석을 앞으로 당긴 것이더라. 팬들과 더욱 친밀한 야구를 할 수 있을 같다"며 반겼다.
한화는 지난 2012년 겨울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대전구장 리빌딩 공사를 시행에 왔다. 첫 해에는 1,3루 내야 관중석을 증축했고, 지난 겨울에는 펜스를 뒤로 밀고 천연잔디를 깔았다. 올시즌에는 포수 뒷쪽 중앙 관중석에 고급형 테이블석을 마련해 수준을 높였다. 한화 구단의 '팬 친화 방침'이 올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팀 성적. 한화는 지난 겨울 정근우와 이용규를 영입해 타선을 강화했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외국인 투수 앤드류 앨버스와 케일럽 클레이를 영입했다. 여기에 군복무를 마친 선수들이 대거 복귀해 지난 시즌보다 한층 강화된 전력을 갖추게 됐다. 업그레이드된 야구장만큼이나, 성적에서도 도약을 꿈꿀 수 있는 한화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