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SK 에너지 축구단)는 올시즌 K-리그 클래식의 다크호스다.
전북에 이어 가장 성공적인 겨울을 보냈다는 평이다. 드로겟, 에스티벤, 스토키치, 김 현, 황일수, 김수범, 정다훤, 허범산 등을 영입했다. 공수에 있어 지난시즌 보다 업그레이드됐다. 박경훈 감독이 "나 역시 기대되는 시즌"이라고 할 정도다. 박 감독은 올시즌 오케스트라 축구를 천명했다. 100명 넘는 단원들이 각각 다른 악기를 연주해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 오케스트라처럼 축구는 11명이 하나가 되어야 매끈한 앙상블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게 박 감독의 생각이다.
그런 오케스트라 축구가 드디어 공개된다. 제주는 9일 오후 4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수원과 격돌한다. 첫 판부터 화려한 연주를 할 준비는 완벽히 마쳤다. 일본 J-리그 팀, 대학팀, K-리그 챌린지 팀, 중국 2부리그 팀을 상대로 6승2무2패의 호성적을 거두며 실전 감각 회복과 전술의 완성도를 끌어 올렸다. 가장 주목해야할 부분은 역삼각형 중원이다. 수비력과 활동량이 뛰어난 수비형 미드필더 에스티벤이 가세하면서 탁월한 공격 재능을 보유한 송진형과 윤빛가람이 전진 배치됐다. 기존의 삼각형 중원에서 역삼각형 중원으로 변화가 가능해졌다. 송진형-윤빛가람-에스티벤의 역삼각형 중원이 제대로 구축된다면 매끈한 앙상블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게 된다. 송진형은 "에스티벤이 영입되면서 수비적으로 매우 좋아졌다. 그래서 저와 윤빛가람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라갈 것 같다. 호흡을 맞추는데 중점을 두고 있고 좋아지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해 제주의 부활을 선언한 박 감독은 "작년에는 방울뱀 축구를 구사했지만 실패했다. 올 시즌에는 오케스트라 축구로 돌풍을 일으켜보겠다"며 "단합이 무엇인지, 강렬한 지배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 팬들에게 각인시켜줄 수 있는 축구를 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