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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부리람행 '14시간 강행군'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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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더비'를 잘 치러도 걱정이다.

2014년 시즌에 돌입한 포항이 '지옥의 원정길'을 앞두고 있다. 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질 울산과의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을 마친 뒤 곧바로 태국 부리람으로 이동한다. 11일(한국시각) 선더캐슬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부리람과의 ACL 본선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치르기 위해서다. 세레소 오사카(일본)와의 ACL 첫 경기에서 무승부에 그친 만큼, 1차 관문인 16강 도달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다.

부리람은 태국 북동부 캄보디아 국경과 맞닿은 지역이다. 국내 직항편이 없어 태국의 관문인 수도 방콕 수완나품국제공항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거리는 410㎞, 비행기로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문제는 포항이 방콕에 도착하는 9일 새벽엔 부리람행 비행편이 없다는 것이다. 포항 선수단은 울산전을 마치고 곧바로 김해국제공항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방콕행 비행기가 늦은 시각에 출발해 수완나품국제공항에는 9일 새벽에 도착한다. 아침까지 비행편을 기다리다 자칫 하루 훈련 일정을 날릴 수도 있다. 3월의 부리람은 한낱 최고기온 36도, 저녁 기온도 28도 안팎인데다 습도가 50%이상이다. 지난해 ACL 준우승팀 서울도 조별리그 부리람 원정에서 혀를 내둘렀다. 빠른 적응 만이 승리의 지름길이다.

포항 선수단은 부리람까지 육로 이동을 결정했다. 5시간 이상을 달려야 한다. 새벽인 만큼 악명높은 방콕의 교통체증을 피해 부리람까지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로사정이 만만치 않지만 딱히 뾰족한 수도 없다. 포항은 부리람에 도착해 오전에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오후 훈련을 계획 중이다. 포항이 울산전을 마치고 스틸야드를 출발해 부리람 현지 숙소까지 도착하는데 최소 14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부리람전을 치른 뒤에는 그나마 환경이 낫다. 포항 선수단은 부리람전 이튿날 부리람 구단에서 마련해 준 경비행기를 타고 방콕으로 이동, 귀국편에 오른다. 그러나 잠시 뿐이다. 반나절이 걸리는 귀국편을 타고 돌아와도 3일 뒤인 15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릴 부산과의 클래식 2라운드를 준비해야 한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부리람 원정을 3월의 분수령으로 꼽아왔다. 3주 간 3일 간격으로 7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초반에 잡힌 부리람 원정이 자칫 전체 구도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고 전망해왔다. 여러가지 수를 고민했으나, 결국 올인을 택했다. 황 감독은 "지난 2년 간 조별리그를 경험해보니 초반에 얻는 결과가 16강행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더라. 올해에는 초반에 승부를 볼 생각"이라며 "어린 선수들이 지난해 한 시즌 동안 또래 선수들 보다 많은 경험을 했다. 충분히 뚫고 나아갈 힘이 있다"고 선전을 다짐했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