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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병 치유한 수원, 올 시즌 돌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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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년간 수원의 골칫거리는 이른바 '수원병(病)'이었다. 수원은 모기업 삼성전자의 '1등주의'에 입각해 소속 선수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었다. 스타 선수들은 모두 수원으로 향했다. 그 결과 1996년 창단한 수원은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K-리그 4차례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부작용이 있는 법이다. 한동안 일부 선수들은 수원에 대한 자부심이 지나친 나머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라는 스타 의식에 빠져 이기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등 2% 부족한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수원은 2008년 이후 K-리그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

이에 수원은 팔을 걷었다. 2013년 한 해 동안 수원병 퇴치에 나섰다. '돈먹는 하마'로 전락한 라돈치치, 스테보, 보스나 등 외국인 선수들을 정리했다. 이적 시장에서도 지갑을 열지 않았다. 이적료가 높지 않으면서도 즉시 전력감으로 쓸 수 있거나 임대를 활용해 선수들을 데려왔다. 2013년 여름 영입한 산토스나 이번 겨울 데려온 배기종 등이 좋은 예다. 기존 선수들도 긴장했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들의 자리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바짝 긴장했다. 특히 시즌 말미 5연패를 하면서 선수단 전체가 위기감을 가졌다. 결과적으로 2013년 수원은 리그 5위에 그쳤지만 선수단의 체질 개선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었다.

수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발빠르게 움직였다. 수원병을 털어낸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데 집중했다. 일찍 터키로 들어갔다. 강훈련을 펼쳤다. 모든 선수들을 제로 베이스에 놓았다. 무한 주전 경쟁이었다. 터키에 가서 가진 9차례 친선 경기에서 효과가 나타났다. 초반 3경기에서는 1승2패로 부진했다. 하지만 2월 14일 러시아의 톰 톰스크와의 경기에서 2대2로 비긴 것을 시작으로 2월 22일 우크라이나의 울린 러츠크와의 친선경기까지 6경기에서 2승4무로 무패행진을 달렸다. 동시에 자신감도 쌓았다.

여기에 '주변의 박한 평가'가 기름을 부었다. 3일 열린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수원은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전북이나 포항 울산 서울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전문가들도, 언론들도 수원을 안중에도 넣지 않았다. 이것이 선수들의 투지를 자국하고 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우리를 눈여겨 보지 않는 것이 팀에는 더욱 좋은 상황이 됐다. 선수들 모두 '두고보자'는 생각으로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배부른 수원 선수들은 없다. 모든 선수들이 승리에 배고파하고 있다. 이름값이 큰 스타는 없지만 조직력과 팀 완성도면에서는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자신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