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대결이냐, 아니면 자존심 싸움인가.
모비스는 7일 LG와 정규리그 우승 결정전을 벌인다. 물론 LG전 후 KCC와의 최종전이 남아있고, LG 역시 KT와의 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변수가 있지만 사실상 이날 경기 승부가 양팀의 운명을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규리그 우승. 매우 중요하다. 팀의 명예이고, 또 플레이오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 바로 MVP 배출이다.
이번 시즌 MVP 후보로 모비스 양동근 문태영, LG 문태종, SK 김선형, KT 조성민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LG 신인 김종규도 흥행, 실력 면에서 신인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선배들을 따라잡기에는 2% 부족한 상황.
중요한 건 이번 시즌 MVP 경쟁은 상대를 압도할 만한 확실한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개인 성적이 다들 고만고만 한데다, 여론을 압도할 이슈거리를 생산한 선수도 없다. 그나마 조성민이 자유투 신기록을 세웠고, 팀의 외로운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달고있지만, 팀 성적이 아킬레스건이다.
이런 경우 보통 우승팀에서 MVP가 나올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개인 성적과 기량으로 압도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팀을 우승시킨 공로 인정이 커지게 된다.
만약 모비스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면, 위에서 언급한대로 양동근과 문태영이 유력한 MVP 후보다. 먼저 국가대표 포인트가드 양동근에 대한 설명은 더 이상 필요가 없다. 이번 시즌 평균 10.5득점 3.1리바운드 4.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눈에 보이는 성적 만으로 양동근을 평가한다면, 그것은 농구를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다. 프랜차이즈 스타로,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로 팀이 흔들리지 않게 잘 이끌었다는 점이 높게 사야한다. 양동근은 그야말로 모비스의 자존심이다.
문태영의 경우 모비스의 가장 확실한 득점원이다. 평균 14.5득점 5.7리바운드 2.4어시스트로 개인 기록은 양동근을 조금 앞선다. 그리고 LG의 유력후보인 문태종과 묶여 '태종-태영 형제 MVP 대결'로 간다면 더욱 많은 주목을 끌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양동근vs문태종, 문태영vs문태종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는 MVP 경쟁. 모비스는 누구라도 좋으니 MVP가 모비스에서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 뿐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