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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환 감독 '비장의 무기' 꺼내들었다, 바우지비아 '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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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이 묻어났다. '호랑이' 박종환 성남FC 감독이 제자들을 위해 '요리사'로 변신했다.

박 감독은 지난 28일 전남 광양에서 전지훈련 도중 오후 훈련이 끝난 뒤 특별한 저녁식사를 만들었다. 메뉴는 '박종환표 김치찌개'였다.

터키 동계전훈 때와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당시 "외국에선 낯선 음식도 적응해야 한다"며 식사 도중 김치도 못꺼내놓게 했던 박 감독이었다. 그러나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그가 직접 칼을 든 이유다.

요리사 복장을 갖추고 숙소 주방에 등장한 박 감독은 능숙한 칼솜씨을 선보였다. 신선한 돼지고기를 직접 다듬고 김치를 써는 등 재료를 준비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선수단 전체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의 김치찌개를 끓여냈다.

'박종환표 김치찌개'를 가장 맛있게 먹은 선수는 누구였을까. 바로 브라질 출신 외국인 공격수 바우지비아였다. 2월 터키 전훈기간 영입된 바우지비아는 아직 한국 생활에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감독이 직접 만든 요리는 참신한 경험이었다. 맛도 일품이었다. 바우지비아는 파스타를 쳐다보지도 않고 오로지 김치찌개만 떠먹으며 연신 '따봉'을 외쳤다. 박 감독은 김치찌개만 먹는 바우지비아에게 "찌개만 먹으면 속이 쓰리니 밥과 같이 먹어야한다"며 직접 공기밥을 챙겨주는 자상함도 보였다.

맛있게 먹는 선수들을 바라보는 박 감독의 마음도 흐뭇했다. 박 감독은 과거 일화와 대구를 이끌 때에도 종종 선수들을 위해 '요리사'로 변신한 바 있다. 특히 큰 양동이에 끓여 낸 김치찌개와 생선 매운탕을 먹어본 선수들은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였다. 박 감독은 단국공업고(1965~1969)와 서울시청(1975~1989) 사령탑이던 시절 선수들과 직접 동고동락하며 지냈다. 당시 지방에서 올라온 선수들과 끼니를 해결할 때 갈고닦은 실력을 20여년이 지난 뒤에도 뽐냈다.

박 감독의 김치찌개로 선수단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다. 선수들은 평소 무뚝뚝한 박 감독의 마음 속에 자상함이 녹아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