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의 빛은 사라진 지 오래다.
아무도 수원을 주목하지 않는다. 2014년 K-리그 클래식에서 수원은 우승권 평가와 거리가 멀다. 지난해 무관의 부진에 이어 겨울 이적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보강까지 겹치면서 올 시즌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중위권 수성마저 장담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가득하다.
서정원 수원 감독의 생각도 과연 같을까. "오히려 우리 팀에게는 잘된 일이다." 서 감독도 올 시즌 험난한 길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원인은 잘 알고 있다. 서 감독은 3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14년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어느 팀이든 베테랑 선수들이 빠지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건 우리 팀 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에도 확신을 가질 수는 없다"면서도 "지금 우리 팀에는 옛 시절 못지 않은 선수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에는 반드시 한 개 이상의 타이틀을 가져오겠다"며 명가 부활을 선언했다.
아무도 수원을 우승후보로 꼽지 않는 것은 오히려 기분좋은 자극이다. 서 감독은 "자존심은 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히려 잘된 일"이라며 "관심이 다른 팀 쪽으로 쏠린다면 오히려 우리 팀에게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런 평가가 우리 팀에게는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팀이 수원을 경계하지 않는다면 분명 큰 코 다칠 것이다. 자신감은 충분하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