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항상 기회로 만들었다. '혁신'이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힘의 원천이 됐다. 반도체 사업이 그랬고, 휴대폰 사업 성공에는 '혁신DNA'가 깊게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얘기다. 그런데 단단한 듯 보였던 갑옷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한 듯 보인다. LG전자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14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가장 혁신적인 제조사 (Most Innovative Device Manufacturer of the Year)'에 선정됐고, 야심차게 선보인 갤럭시S5는 혁신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삼성전자 매출의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 사업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혁신'이 어느 때보다 필요했다. 삼성전자는 24일(현지시간) 2014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모바일 언팩 행사를 개최하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MWC가 열리기 전부터 혁신을 강조해왔다. 게다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참석 소식까지 더해져 갤럭시S5의 '혁신DNA'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그러나 '혁신'이 담겨있는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초 기대했던 혁신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갤럭시S5가 전작에 비해 진보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갤럭시S4와 비교, 하드웨어 측면에서 발전은 있었다. 1600만화소의 카메라, 세계 최초로 심장 박동 측정 센서 장착 등은 눈에 띈다. 세계 최초로 LTE와 와이파이(Wi-Fi, 무선랜)를 하나처럼 이용해 데이터를 더 빠르게 내려 받을 수 있는 '다운로드 부스터' 기능도 지원한다. 공개 전 예상됐던 홍채 인식 기능은 아니었지만 지문인식 기능, 방수 방진 기능의 탑재도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대표는 모바일 언팩에서 갤럭시S5에 대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 기대하는 본연의 기능을 가장 충실하게 완성한 스마트폰"이라며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을 더욱 가치 있고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 갤럭시S5를 통해 실현하고자 한 혁신"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본질에 충실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혁신을 이끌어 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깜작 놀랄 만 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외신의 반응은 싸늘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기본에 충실했다"고 분석했고 USA투데이는 "삼성이 갤럭시S5에 많은 기능을 추가했지만 전작인 갤럭시S4에 비해 파괴적인 혁신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도 "새로울 것은 없다"고 분석했다.
갤럭시S5 공개 전까지 업계와 외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삼성전자가 운영체제를 타이젠(Tizen)과 안드로이드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타이젠은 휴대 전화를 비롯한 휴대용 장치를 주로 하지만 TV, 냉장고와 같은 모든 전자기기에 포함을 목적으로 하는 오픈 소스 모바일 운영 체제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S5는 안드로이드 OS뿐이었다. 대신 삼성전자는 타이젠이 탑재 된 갤럭시 기어2를 공개한 정도다.
갤럭시S5는 갤럭시S 시리즈 가운데 최초로 5.1인치 풀HD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풀HD보다 2배 좋은 최고 화질(QHD)이 사용 될 것이라는 예상 빗나갔다. 화면이 커질 것이란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갤럭시S시리즈는 발전을 할수록 화면의 크기를 키워왔기 때문이다.
IT업계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시장이 중저가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혁신을 위해 출고가를 올릴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갤럭시S5가 눈에 띌만한 혁신은 없었지만 판매량에는 이상이 없을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전작인 갤럭시S4의 판매량에 비춰볼 때 사용자 중심의 편의성 강화는 재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소
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