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리턴즈.'
울산이 올시즌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2012년을 추억한다. 울산은 2년 전 아시아를 품었다. 날카로운 발톱을 숨겼다가 상대의 허점이 보이면 파고들어 무너뜨리는 일명 '철퇴축구'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정상에 섰다. 지난시즌은 도약의 시기로 삼았다. ACL을 쉬었다. 이제 다시 도전한다. 2년 만에 ACL 정상탈환을 노리는 울산은 26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각) 호주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호주 A-리그 디펜딩챔피언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와 H조 1차전을 치른다.
▶'토너먼트 강자' 김신욱과 '베테랑' 오노 신지
김신욱은 '토너먼트 강자'다. 2011년 리그 컵에서 득점왕(11골)을 차지한 그는 2년 전 ACL 우승 멤버다. 당시 6골을 폭발시키며 울산의 12경기 무패 우승 신화에 힘을 보탰다. 특히 일본, 호주, 중국, 중동 수비수들을 상대로 탈아시아급 헤딩력을 뽐냈다. 지난시즌,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다. 축구에 새로운 눈을 뜨면서 클래스가 다른 선수로 성장했다.
떨어졌던 컨디션은 회복됐다. 김신욱은 지난달 A대표팀의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 곧바로 떠난 중국 전지훈련에서때 컨디션 난조를 보였었다. 김신욱에게 이번 경기는 의미가 남다르다. 자신을 프로에 데뷔시켜주고 성장시켜준 김호곤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조민국 감독의 공식 프로 데뷔전이기 때문이다. 김신욱은 "조 감독님 밑에서 치르는 첫 경기다. 선수들 모두 첫 승을 선물해 드리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고 했다.
웨스턴 시드니에는 낯익은 이름이 있다. 19세의 어린 나이에 일본 국가대표로 발탁돼 1998년 프랑스월드컵 멤버로 활약했던 오노 신지다. 어느덧 서른 다섯이다. 그러나 웨스턴 시드니에선 여전히 '공격의 핵'이다. 올시즌 일본 J2-리그 복귀가 예상됐다. 콘사도레 삿포로에서 러브콜을 보냈다. 삿포로는 공격을 풀어나가는 능력과 축구센스는 여전히 J2-리그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올시즌까지 오노와 계약이 돼 있는 웨스턴 시드니 측이 난색을 표하면서 이적은 여름으로 미뤄졌다. 오노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17경기에 출전, 1골을 기록하고 있다. 조 감독도 오노를 경계 대상 1순위로 꼽았다. 그는 "패싱력이 좋아 발끝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조민국표 티키타카' 숙성 변수
울산은 '조민국 체제'로 바뀌었다. 축구색깔도 바뀌었다. 공격 스피드를 끌어올렸다.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받던 패스 플레이를 강화했다. '조민국표 티키타카'가 첫 선을 보인다. 3주간 펼친 제주도 동계훈련과 중국 전훈을 통해 조직력을 가다듬었다. 그러나 얼마나 여물었는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조 감독은 "프로 데뷔전이지만, 10년 넘게 이어온 감독생활의 연장선상"이라며 "긴장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시즌 정상을 코앞에 두고 미끄러진 K-리그 준우승은 아픔이었다. 충격은 빨리 걷어내야 한다. 조 감독은 "축구도 인생의 한 부분"이라면서 "선수들이 아픈 경험을 좋은 추억으로 남겨야 한다. 즐겁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첫 경기부터 최선을 다하자고 주문했다"고 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