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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백창수, 이 선수 올해 확실하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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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주어진 한 타석을 정말 소중히 여기는 선수, 난 그런 선수들은 눈여겨 본다."

LG 김기태 감독의 야구 철학은 간단하다. 정말 간절하게 야구를 하는 선수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간절함이 보이는 선수에게 기회를 준다. 기본 실력도 분명 중요한 요소이지만, 간절함과 독기가 없으면 잔인한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이 관점에서 볼 때 김 감독의 눈을 사로잡고 있는 선수가 한 명 있다. 그 주인공은 백창수다. 백창수는 경기고를 졸업한 2008년 LG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그리고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친 후 지난해 말 전역, 다시 팀에 합류했다. 1군에서 뛴 통산 경기가 35경기에 그칠 정도로 무명의 선수다. 하지만 이 선수, 올해 확실하게 뜰 것 같다.

일단 컨택트 능력이 탁월하다. 어떤 공이라도 배트에 맞히는 자질이 뛰어나다. 장타 생산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툭툭 갖다 맞히며 안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어 쏠쏠한 활약이 기대된다. 오키나와에서 이어지고 있는 실전경기에 계속해서 기회를 얻으며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딱 봐도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한다. 25일 열린 한신전에서는 팀이 4-2로 앞서던 8회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바깥쪽 공에 타이밍을 놓쳤지만, 엉덩이를 쭉 빼고 툭 공을 맞히며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백창수는 "군 입대 전, 2군에 있을 때 김기태 감독님을 만났다. 김 감독님은 '아웃이 되더라도 절대 삼진은 안된다'고 항상 주문하셨다. 그 때부터 '절대 삼진은 먹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하고 있고, 지금도 머릿속에는 그 생각 뿐"이라고 밝혔다.

수비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입대 전에는 내야에서만 활약했는데, 올해는 내야, 외야 겸업을 선언했다. 백창수는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다"면서 "내야는 2루와 3루, 그리고 외야는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외야수로 활약했다고 한다. 다만, LG가 신고선수로 뽑을 당시 내야 자원이 없어 내야수로 뛰겠다는 조건 하에 입단을 했다. 때문에 외야 적응이 한결 수월하다. 지난 21일 열린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중견수로 뛰며 9회 견제 커버플레이를 잘해 2루 주자를 3루에서 아웃시키며 김 감독의 칭찬을 받기도 했다.

심성도 착하다. 백창수는 한화전 소금같은 수비 하나로 경기 MVP에 선정되며 상금 2만엔을 받았다. 그리고 한신전에서도 귀중한 안타를 뽑아낸 공로를 인정받아 또다시 코칭스태프에 의해 경기 MVP에 선정됐다. 하지만 "나는 이미 MVP를 받았다"며 고사했고, 결국 MVP는 선발로 잘 던진 코리 리오단에게 돌아가게 됐다.

백창수는 "이번 시즌 목표는 딱 하나다.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그 때 동료들과 함께 그라운드로 뛰쳐나가는게 유일한 목표"라고 말했다.

오키나와(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