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3수생 포항이 기사회생 했다.
포항은 2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가진 세레소 오사카와의 2014년 ACL 본선 조별리그 E조 첫 경기서 후반 15분에 터진 배천석(24)의 동점골에 힘입어 1대1로 비겼다. 포항은 E조 수위 다툼을 할 것으로 예상된 세레소 오사카와의 첫 대결을 무승부로 장식하면서 3년 연속 ACL 도전의 첫 고비를 잘 넘겼다.
위기의 순간에 터진 천금같은 한방이었다. 포항은 전반 10분 일본 대표팀 공격수 가키타니 요이치로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포항은 파상공세에도 좀처럼 실마리를 풀어가지 못했다. 황 감독은 후반 9분 더블 볼란치이자 주장인 김태수를 빼고 배천석을 투입하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6분 만에 물꼬가 트였다. 배천석은 후반 15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이명주가 시도한 슛이 수비수 몸에 맞고 흐르자 문전 정면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슛으로 마무리 하면서 골망을 갈랐다. 3월 5일 그리스전에 나서는 홍명보호 합류가 결정된 세레소 오사카 골키퍼 김진현을 울렸다.
배천석의 세레소 오사카전 출전 여부는 불투명 했다. 지난 15일 고흥 전지훈련에서 가진 우석대와의 연습경기 중 왼손 중지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을 했다. 곧바로 포항으로 이동해 수술대에 올랐다. 1달 정도의 재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황 감독도 배천석의 부재를 감안해 세레소 오사카전을 제로톱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전반전 숱한 찬스에도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뜨리지 못하자 결국 배천석을 호출했다. 배천석은 결정적 순간 자신을 믿어 준 황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배천석의 동점골은 '월드스타' 디에고 포를란(우루과이)의 아시아 무대 데뷔전도 앞당겼다. 란코 포포비치 세레소 오사카 감독은 포를란을 교체명단에 포함시켰다. 가키타니의 선제골로 리드하자 포를란을 아끼는 듯 했다. 그러나 일방적인 수세 끝에 동점골을 내주자 결국 포를란을 호출했다. 후반 17분 미나미노 다쿠미를 대신해 포를란이 그라운드를 밟자, 경기장 내에는 야유와 함성이 교차했다. 하지만 교체 투입 5분 만에 첫 볼 터치를 한 뒤 별다른 찬스를 잡지 못하며 기대에 못 미치는 데뷔전으로 막을 내렸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