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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서 부활 노리는 박명환-이혜천, 현재 속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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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를 노리는 두 올드보이들의 현재 상태는 어떨까. 그들은 '제2의 손민한'이 될 수 있을까.

NC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이종욱과 손시헌을 붙잡아 약점을 보강했다. 지난해에 비해 한층 짜임새를 더하게 됐다. 돈만 쓴 건 아니다. 지난해 손민한처럼 노장에게 재기의 기회를 줬다. 1년간 무적 상태로 있던 박명환을 영입한 데 이어, 2차 드래프트에선 두산에서 좌완 이혜천을 지명했다.

박명환과 이혜천 모두 재기가 절실하다. 박명환은 지난 2006년 말 FA로 LG 유니폼을 입은 뒤, '먹튀'란 오명을 얻었다. 고통을 참고 던진 대가로 LG 입단 후 1년 만에 어깨 수술을 받았고 2010년 이후엔 더이상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2000년대를 이끈 '우완 트로이카'의 영광은 없었다. 그동안 이룬 명예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혜천의 경우엔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 입단했다 2년만에 방출돼 지난 2011년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끝에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는 굴욕을 맛봤다. 지난해엔 1군에서 고작 13경기, 9⅓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게다가 NC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이 면계약 문제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두산 유턴시 1년 계약으로 발표됐지만, 사실 4년간 같은 연봉을 받는 다년 계약이었던 것이다. 결국 두산이 올시즌 NC의 연봉과 차액을 보전해주는 쪽으로 결론이 났지만, 해외 복귀 선수의 다년계약을 인정하도록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규약을 개정시킬 정도로 화제를 만들었다.

좋지 않은 문제로 이름이 오르내려서 일까. 이혜천은 최근 인터뷰를 모두 고사하면서 운동에만 매달리고 있다. 이혜천은 지난 12일 청백전과 23일 N팀과 C팀(1,2군) 경기에 나섰다. 다른 투수들과 비교했을 때 느린 페이스가 아니다.

이혜천은 첫 실전피칭이었던 12일 청백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31개의 공을 던지며 6타자를 상대했고, 2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삼진 1개를 잡았다. 2사 후 연속안타와 볼넷으로 만루를 허용했지만, 삼진으로 위기를 넘겼다. 불안했지만, 첫 실전임을 감안하면 무난한 경기였다.

23일 N팀과 C팀간 경기에선 이혜천의 불꽃투가 돋보였다. 2이닝 무실점, 12일과 마찬가지로 6타자를 상대했지만, 14개의 공으로 2이닝을 소화했다. 4사구는 없었고, 피안타 1개 탈삼진 1개를 기록했다. 첫 이닝에서 박정준 조영훈 권희동을 범타와 삼진으로 잡아냈다. 두번째 이닝에선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병살타로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박명환은 어떨까. 하루 전날인 22일 퉁이 라이온스전에 선발등판해 1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7타자를 상대하면서 투구수는 18개였고, 4사구나 탈삼진 없이 피안타 4개만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0㎞, 평균 130㎞대 후반이었다. 슬라이더는 126~129㎞를 찍었다.

물론 두 명 모두 이제 막 실전피칭에 들어간 상태다. 박명환의 경우 4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현장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현장에선 "공이 올라오는 상태다. 지금 공도 나쁘지 않다. 5~6월쯤 되면 더욱 공이 좋아질 것"이라고 봤다.

김경문 감독은 과거 두산 사령탑 시절 박명환과 이혜천을 지도했던 경험이 있다. 둘에 대해 잘 아는 지도자다. 김 감독은 "박명환과 이혜천은 시간을 두고 충분히 기다려주겠다. 전성기의 몸상태도 아닌데 무리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NC나 김 감독은 박명환과 이혜천이 '제2의 손민한'이 되길 바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손민한에겐 몸을 만들 충분한 시간을 줬고, 6월부터 1군에 올라와 선발과 불펜으로 맹활약했다.

지난해 손민한이 없는 NC 마운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역할이 컸다. 여전히 NC는 젊지만 경험이 부족한 팀이다. 박명환과 이혜천이 손민한처럼 NC 마운드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