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시즌 국내야구 팀 포수 랭킹을 매긴다면 롯데 자이언츠가 1위가 될 것이다.
롯데는 강민호 주전에 백업 장성우 용덕한 김사훈이 대기하고 있다. 특히 장성우가 지난해말 군제대(경찰야구단) 후 팀에 복귀한 게 컸다. 2013시즌엔 용덕한이 강민호를 도와주는 식이었다. 그런데 강민호와 용덕한 둘다 부진했다. 강민호는 예비 FA와 4번 타자라는 부담을 떨쳐내지 못해 타격에서 극도로 부진했다. 용덕한도 타석에서 자기 몫을 못했다.
장성우는 롯데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다. 그는 지난 2008년 신인 지명에서 1차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군입대 전 3시즌 동안 169경기에 출전하면서 프로 1군의 맛을 봤다. 큰 덩치(1m87. 95㎏)가 일단 안정감을 준다. 또 일찌감치 수비 능력을 인정받았다. 경찰야구단에서 타격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수 자원이 부족한 팀들은 장성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내심 트레이드를 하고 싶은 구단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장성우가 강민호의 그늘에 가려 있기에는 아까운 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김시진 감독은 2014시즌을 앞두고 '안방마님' 걱정은 덜었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강민호 하나만 바라보고 살았다. 그래서 강민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백업이었던 용덕한과 김사훈 등이 강민호를 전혀 위협하지 못했다. 따라서 강민호의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아도 팀 성적을 위해 뺄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지난해말 75억원에 FA 계약한 강민호가 선발로 출전하는 건 변함이 없다. 그 뒤에 장성우가 항시 대기한다.
강민호에게 이제 무리한 출전은 필요없다. 베스트 컨디션일 때만 나가면 된다. 강민호가 틈을 보이면 장성우가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사령탑들이 그리는 가장 이상적인 선수 구성은 한 포지션에 기량이 고른 2명의 선수를 갖는 것이다. 그래야 1명이 갑자기 빠지더라도 팀이 굴러가는데 큰 문제가 없다.
롯데 구단은 지난 시즌 야수에서 구멍이 많이 났다. 주전과 경쟁할 백업이 제대로 없었다. 올해는 주전을 위협할 백업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1루수와 지명타자로는 박종윤 장성호(주전 예상 최준석 히메네스), 2루수 조성환 박준서(정 훈), 유격수 문규현 신본기(박기혁), 3루수 오승택(황재균), 외야수 김대우 조홍석 임종혁(김문호 이승화 전준우 손아섭) 등이다.
지난해 롯데 내야에선 황재균이 이렇다할 경쟁자가 없었다. 유격수 신본기, 2루수 정 훈은 당초 주전들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부진할 때 2군에서 올라와 자리를 대신 차지했다.
롯데 선수층의 깊이가 달라진 건 분명하다. 단 부상자가 나오면 다시 구멍이 생길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