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네번째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KT는 21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9대64로 승리했다. 조성민은 승부처였던 4쿼터에만 13득점을 몰아치는 등 3점슛 5개 포함 22득점으로 해결사 다운 면모를 보였다. 오리온스는 4쿼터 막판에 조성민에게 3점슛 세 방을 얻어맞고 다잡은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앤서니 리처드슨이 20득점을 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은 공동 4위팀끼리의 맞대결이었다. 6강 플레이오프 첫 판에서 4,5위팀이 붙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리 보는 플레이오프'라고 할 만 했다. 게다가 두 팀은 지난해 12월 단행한 4대4 트레이드 이후 끊임없이 화제를 모았다.
더구나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진출 확정이 시간문제라고는 하지만, 빨리 털어내고 플레이오프를 대비하는 편이 낫다. 이때문인지 오리온스-KT전은 경기 내내 치열한 접전이 계속 됐다.
1쿼터는 팽팽했다. KT는 최근 부진했던 전태풍이 활발하게 공격을 이끌었다. 오리온스도 턴오버로 허무하게 상대에게 점수를 헌납한 걸 빼면, 무난히 공격을 풀어갔다. KT 전태풍 송영진의 외곽포에 오리온스도 한호빈 성재준 최진수의 3점슛으로 응수했다. 1쿼터는 19-17로 KT의 근소한 리드로 끝났다.
2쿼터가 시작하자 오리온스가 분위기를 뒤집었다. 최진수와 리처드슨의 연속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한 오리온스는 김강선과 성재준의 외곽슛으로 29-22까지 달아났다. 리처드슨에서 파생되는 공격이 모두 성공했다.
리처드슨의 바운드 패스를 받은 최진수가 투핸드 덩크슛을 성공시켜 그대로 오리온스가 분위기를 굳히나 싶었다. 하지만 KT는 3분여를 남기고 송영진의 3점슛을 시작으로 쫓아가기 시작했다. 급기야 랜스 골번이 덩크슛과 페이드어웨이슛으로 연속득점을 올려 34-31로 재역전한 채 전반을 마쳤다.
골번은 최근 지난 시즌 KGC에서 뛴 후안 파틸로와 교체가 결정됐지만, 파틸로의 이적 절차가 늦어져 또다시 코트에 섰다. KT는 이날 파틸로를 코트에 세우려 했지만, 파틸로가 이전까지 뛰었던 터키로부터 이적 동의서를 받지 못해 골번과 한 경기 함께 했다. 골번은 손가락 부상을 안고 있음에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3쿼터는 시소게임이 계속 됐다. 3쿼터 초반 KT가 연속 6득점을 올리며 40-31까지 달아났으나 오리온스는 허일영의 분전을 앞세워 다시 따라붙었다. 3쿼터 막판 KT는 자유투 5개를 모두 넣으며 50-44로 앞선 채 3쿼터를 마쳤다. 골번이 종료 부저와 함께 레이업슛을 시도할 때 오리온스 장재석이 팔을 쳤으나 파울이 인정되지 않아 점수차를 더 벌리진 못했다.
4쿼터엔 다시 시소게임이 펼쳐졌다. 오리온스는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3쿼터까지 1분 45초 밖에 뛰지 못한 장재석을 앞세워 추격에 성공했다. 친정팀을 상대로 출격한 장재석은 연속 6득점하며 53-52 역전을 이끌었다. 2쿼터 이후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오리온스는 리처드슨의 벼락 같은 외곽슛에 최진수의 속공으로 58-54까지 앞서갔다. KT가 조성민의 3점포로 응수했지만, 오리온스는 약속된 패턴 플레이를 통해 이현민이 연속득점을 성공시켜 점수차를 유지했다.
KT가 어이없는 턴오버를 범하며 이대로 오리온스가 승기를 굳히나 싶었지만, 조성민이 다시 3점슛을 터뜨린 KT는 오리온스의 턴오버를 틈타 종료 1분 35초 전 조성민의 레이업으로 62-62 동점을 만들었다.
KT는 다음 공격에서 아이라 클라크가 자유투를 1개만 성공시킨 뒤, 재차 공격리바운드를 따내 조성민의 3점슛을 이끌어냈다. 66-62, 오리온스가 이현민의 돌파로 곧바로 따라붙었지만, 다음 공격에서 리바운드 다툼을 하던 최진수의 루즈볼 반칙이 선언되면서 KT로 경기가 넘어가고 말았다.
고양=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