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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의 차두리 깜짝 발탁 배경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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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발탁이다.

'차미네이터' 차두리(34·FC서울)가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19일 발표한 그리스와의 평가전 명단에 차두리를 포함시켰다. 차두리의 대표팀 선발은 2011년 11월 15일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이 이후 무려 2년 8개월 만이다.

차두리의 발탁 배경은 '경험'과 '경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홍명보호의 가장 큰 장점이자 아킬레스건은 '젊은피'다. 이청용(26·볼턴) 기성용(25·선덜랜드) 손흥민(22·레버쿠젠)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 김영권(24·광저우 헝다) 등 대표팀의 주축이 22~26세다. 일찌감치 해외에서 활약하며 소중한 경험을 쌓았지만 대부분 월드컵 경험이 적다. 홍 감독은 신년인터뷰에서 이런 고민을 털어놨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때는 신구 조화가 잘 됐다. 경험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진용은 남아공은 물론 2006년 독일월드컵보다 더 어리다. 선수들의 탤런트는 있지만 전체적인 밸런스는 맞아야 한다."

기존 선수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베테랑의 수혈이 필요하다. '박지성(34·PSV에인트호벤) 카드'는 네덜란드에서 가진 면담을 통해 접었다. 그리고 차두리에게 대표팀의 문을 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했던 차두리는 경험이 풍부하다. 독일, 스코틀랜드 등 유럽무대와 K-리그를 경험하며 산전수전 다 겪었다. A매치 출전 경험이 65회로 그리스전 명단 24인 중 가장 많다. 차두리의 승선으로 홍명보호는 경험 부족 문제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게 됐다. 홍 감독은 '경험에 의한 선발'이라는 질문에 "그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최종 엔트리가 아닌 평가전 명단인만큼 섣부른 판단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해피 바이러스'를 가진 차두리는 대표팀 선수들과의 친분도 두터워 '원팀'을 강조하는 홍명보호 분위기에 금새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 차두리는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셀틱에서 기성용과 한솥밥을 먹으며 친형제 못지 않은 우애를 다졌다. 독일에서는 분데스리거의 '맏형'으로 구자철 손흥민 박주호(27·마인츠) 등과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

경쟁력도 충분하다. 지난해 독일 분데스리가를 떠나며 은퇴까지 고려했지만 FC서울 입단 후 30경기(3도움)에 나서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폭발적인 스피드가 여전하다. 몸싸움 능력은 피지컬이 좋은 유럽 선수를 능가한다. 홍 감독은 "(동계 전지훈련에 뽑지 않은 이유는) 차두리의 능력과 경기력을 그동안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FC서울의 동계 훈련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차두리의 합류로 오른쪽 측면 수비 포지션에서 치열한 주전 경쟁이 시작됐다. 그동안 홍 감독에게 중용됐던 이 용(28·울산)도 안심할 수 없다. 홍 감독은 "오른쪽 풀백은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을 가진 선수를 찾아야 한다. 차두리의 합류로 오른쪽 풀백도 본격적으로 경쟁에 합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차두리는 이 용, 측면 수비수로 테스트 받을 황석호(25·히로시마)와 주전 경쟁을 펼친다.

태극마크에 애정이 강한 차두리도 대표팀 복귀를 반겼다. "늦은 나이에 대표팀에 선발돼 기쁘다.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차두리는 경쟁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당연히 경쟁을 위해서 대표팀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대표팀에서 경쟁이 이뤄진다는 것은 월드컵 경쟁력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젊은 선수보다 경험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서로에게 좋은 부담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것이 나의 몫"이라고 말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