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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원톱 부재? 와신상담 이진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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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싸워서 되겠어? 더 적극적으로 해봐!"

황선홍 포항 감독의 말에 제법 힘이 실려 있었다. 유심히 이야기를 듣던 공격수 이진석(23)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비수와 몸을 부대꼈다.

포항에서 프로 데뷔 2년차를 맞이하는 이진석에게 2014년은 기회다. 팀은 원톱 부재 고민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원톱 역할을 했던 박성호는 자유계약(FA)신분을 얻어 일본행을 택했다. 배천석은 시즌을 코앞에 두고 손가락 부상을 해 당분간 그라운드를 밟을 수 없다. 또 한 명의 공격수 유창현은 지난해 터키 전지훈련에서 부상한 뒤 좀처럼 경기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남은 대안이 이진석이다.

자질은 충분하다. 영남대 시절 1m87의 탁월한 신체조건을 앞세워 정통 골잡이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데뷔 시즌인 지난해 단 한 차례의 기회도 얻지 못했다. 더블(클래식-FA컵 동시 우승)의 역사 주변에서 맴돌았다. 조용히 칼을 갈았다. 올 초 터키 전지훈련에서 적극적인 투쟁력을 선보였다. 하나보다 전체를 강조하는 황 감독이 이례적으로 "(이)진석이 처럼 플레이 하라"는 칭찬을 할 정도였다. 황 감독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실력이 있는 선수다. 그러나 아직 부족한 점 투성이다. 투쟁력과 경쟁심이 더 필요하다." 구단측에서는 "황 감독이 관심이 없었다면 적극적으로 요구사항을 전달하기도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진석이 당장 25일 세레소 오사카(일본)와의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본선 첫 경기부터 주전 자리를 꿰찰 가능성은 낮다. 경쟁자 유창현 뿐만 아니라 황 감독이 현역시절 달았던 18번의 후계자 고무열도 버티고 있다. 이들과의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백업 자원이 부족한 포항의 여건상 기회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황심'은 승부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쳐줄 이진석을 기대하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