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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박태환의 진심응원"김연아 2연패?내생각엔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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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생 '마린보이' 박태환과 1990년생 '피겨여제' 김연아는 대한민국 스포츠사에 깜짝등장한 '돌연변이'다. 아마추어 스포츠의 불모지에서, 천부적인 재능, 남모를 노력으로 '기적'처럼 성장한 '신인류'는 지난 10년간 전국민의 희망이었다. '여름소년' 박태환은 열아홉 되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겨울소녀' 김연아는 스무살 되던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각각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열악한 환경, 불리한 신체조건을 딛고 세계 정상을 꿰찼다. 세계를 호령하는 '국민남매'의 존재감은 동시대를 사는 한국인들에겐 가슴벅찬 자랑이자, 축복이었다. 어깨에 얹힌 조국의 무게를 기꺼이 감내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언제나 눈부신 미소를 지어보였다.

세월이 흘러 풋풋한 10대 소년소녀는 어느새 번듯한 20대 청년으로 자라났다. "예전같지 않다"며 엄살도 부리고 "전성기가 지났다"고 푸념도 한다. 그러나 꿈은 멈추지 않는다. 도전은 계속된다. 10대 천재들의 올림픽은 짜릿하지만, 10년차 천재들의 올림픽은 뭉클하다. 김연아는 20~21일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무대에서 꿈의 여자 싱글 2연패에 도전한다. '스물셋 여동생' 김연아의 마지막 올림픽을 '스물넷 오빠' 박태환이 뜨겁게 응원하고 나섰다.

"연아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같은 선수지만 온몸에 전기가 찌릿찌릿하면서 소름이 돋았었다." 박태환은 4년전 김연아의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가만히 숨죽이고 응원하며 지켜보다, 마지막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던 기억이 난다. 아마 전국민이 그랬을 것이다. 금메달도 그렇지만,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부분은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그 점이 나와 김연아의 차이다. '세계신기록'이라는 면에서 나는 아직도 부족한 선수다. 계속 그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9월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호주에서 하루 8시간, 살인적인 훈련을 이어가고 있는 박태환에게 김연아의 '세계신기록'은 여전히 가슴 뛰는 자극제다.

'박태환에게 김연아는?'이란 질문에 박태환은 서슴없이 "존경하는 동생, 위대한 선수"라고 답했다. 이보다 더 좋은 답을 찾지 못했다. "예전부터 알고, 지켜봐온 선수지만,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대한민국 최고의 '위대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지난 10년간 앞서거니 뒤서거니, 성장해온 박태환과 김연아는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다. 거짓말처럼 '닮은꼴'이다. 두 선수 모두 지독한 연습벌레다. 세계 정상의 꿈을 이룬 후에도, 흔들림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박태환은 2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2연패에 도전했다. 선험자로서 소치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김연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올림픽 챔피언을 향한 첫 도전과 디펜딩챔피언으로서의 두 번째 도전은 확실히 다르다. "베이징올림픽 때는 도전자였다. 정상급 선수들과 경기를 하는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부담감도 덜했다. 런던올림픽에선 올림픽 2연패, 타이틀을 지켜야하는 부분, 신예 에이스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 대한 압박감이 더 컸다"고 털어놨다. '피겨여제' 김연아의 독주가 점쳐지는 가운데, 소치 현장에선 안방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러시아 16세 신성'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급부상했다. 박태환은 부담감을 다스리는 정공법을 추천했다. "부담감과 긴장감을 피해가지 못할거라면 내 스스로 즐기고 그 감정들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있는 힘과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빠르고 옳다. 방법은 이것뿐이다. 고된 훈련을 통한 자기 극복과 실전 경험."

김연아의 2연패 가능성에 대해서는 "100% 긍정"이란 말로 절대 믿음을 표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100%다.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은 경기가 끝나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한 만큼, 연습한 대로만 연기한다면 틀림없이 그에 걸맞은, 빛나는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거라 믿는다."

1984-1988년 올림픽에서 우승한 독일의 카트리나 비트 이후 무려 26년만에 세계 3번째, 여자피겨 2연패라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는 '여동생' 김연아를 향해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4년 전 고생했던 마음과 생각들을 다시 이어가고, 다시 훈련하고, 생활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으로서 네가 돌아왔을 때,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했어. 지금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고생한 만큼, 이번 올림픽에서도 멋지게 보여주길 바래. 대한민국 스포츠사를 바꾸고, 피겨스케이팅이라는 비인기종목을 인기종목으로 바꾼 선수답게, 소치에서도 그 위대함을 보여줬으면 좋겠어. 언제나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해왔듯이, 이번에도 열심히 응원할게. 김연아, 파이팅!"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