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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출전선수 없는 北, 중계 열올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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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북한은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 단 한 명의 선수도 출전 시키지 못했다.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경제위기와 단절된 체제로 인해 북한 주민들에게 소치 동계올림픽은 남의 이야기가 되는 듯 했다.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동계올림픽 개막 이튿날부터 매일 20~30분씩 녹화중계 형식으로 올림픽 경기를 내보내고 있다. 개막식 뿐만 아니라 피겨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스키점프 노멀힐, 스피드스케이팅, 루지 등 거의 대부분의 경기가 전파를 타고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소치 동계올림픽 중계권을 구입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달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위원회는 ABU에 소치 동계올림픽 중계방송 지원을 공식 요청했고,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협의를 통해 올림픽 중계권을 제공하면서 활로가 트였다.

북한이 동계올림픽 중계에 열을 올리는 것은 최근 부쩍 늘어난 동계 스포츠에 대한 관심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인민야외빙상장을 비롯해 전역에 스케이트장을 새로 건설했으며 지난해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강원도 마식령에 대중용 스키장을 완공하는 등 동계스포츠에 대한 주민의 관심을 끌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경제위기 속에 거액을 들여 건설한 마식령스키장에 대한 관심 제고 및 체제 불안에 대한 우려를 동계올림픽으로 분산시키려는 의도도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ABU의 지원 하에 녹화중계 형식으로 경기를 내보낸 바 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브라질과의 첫 경기(1대2패) 결과에 고무되어 포르투갈전(0대7패)을 생중계 했으나, 점수차가 벌어지자 중도에 전파를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