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안)를 과거 구타했던 것으로 알려진 국가대표 출신 서호진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서호진은 1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2005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기간 안현수 등 후배를 구타했다는 의혹을 언급하면서 "말도 안 되는 소문이기에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사라질 줄 알고 침묵했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서호진은 당시 두 선수를 구타해 대표팀에서 제명당했다가 그해 여름 복귀했다고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져 있다.
서호진은 이듬해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대표로 출전해 안현수와 함께 남자 쇼트트랙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서호진의 이번 발언은 당시 나왔던 언론 보도 뿐 아니라 안현수의 증언까지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이어서 향후 '진실게임' 논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현수는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하기 직전 한 포털사이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2005년 유니버시아드대회 때 저랑 성시백이가 한 선배로부터 두들겨 맞았다. 그 선배가 경기 전날 우리 둘을 방으로 불러서 금메달을 양보하라고 강요했는데, 내가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그 일이 터지면서 코치도 물러나고 그 선배는 대표팀에서 제명됐다"고 털어놨다.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2005년 당시 언론 보도를 미뤄보면 서호진을 지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력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 영문판과 한글판에도 서호진 항목에 "안현수에게 금메달 양보를 강요하고 그를 폭행해 제명됐다"란 구문이 명확히 나와있다.
안현수는 "그 선배한테 금메달을 양보하지 않았다고 해서 전 천하의 죽일 놈이 됐고, 이기적인 선수로 내몰렸다. 선배한테 맞는 것보다 더 아팠던 건, 그렇게 강요하는 선배의 상황과 그런 강요가 허락되는 현실이었다. 난 깨끗하게 운동하고 싶었다. 워낙 이런 저런 일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저라도 그런 부류에 휩쓸리고 싶지 않았다. 결국엔 혼자 잘난 척 한 셈이 됐다"고 주류 인맥과의 갈등을 솔직히 털어놨다.
서호진은 당시 "2005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따도 군면제 대상이 될 수 없었다 8시간 구타한 적이 없고 현수에게 금메달을 양보하라고 한 적도 없다"고 함께 제기된 금메달 양보 의혹도 일축했다.
최근 안현수가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에게 금메달을 안기자 안현수의 귀화 과정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자신이 안현수를 왕따 시킨 주동자로 지목되면서 심적 고통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서호진은 "변호사를 선임했다"면서 포털 블로그·카페 및 인터넷 언론사에 올라온 루머들을 삭제할 것을 요청했고, 계속된 악성 댓글 공격엔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호진은 2010년부터 대구 출판단지에 있는 부친의 회사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