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프로야구는 투고타저 흐름을 보였습니다. 9개 구단 중 4개 구단이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습니다. LG, 롯데, NC, 삼성이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안정적인 마운드를 과시했습니다.
특히 신생팀 NC가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리라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습니다. 선발 원투펀치 찰리(2.48)와 이재학(2.88)이 나란히 평균자책점 1, 2위에 올랐고 에릭(3.63)이 9위에 올랐습니다. NC는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3명의 투수를 평균자책점 10걸에 올리는 기염을 토하면서 기존의 2개 구단을 제치고 7위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외국인 투수의 약진 또한 투고타저를 이끌었습니다. 평균자책점 10걸 이내에 외국인 투수가 7명이나 이름을 올렸습니다. 2009년 KIA가 27승을 합작한 외국인 투수 로페즈와 구톰슨 콤비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내자 2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투수로 채우는 것이 리그에서 일반화되었고 외국인 타자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투고타저의 경향은 점차 심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외국인 선수 보유 숫자를 각 팀마다 1명 씩 늘리며 외국인 타자 도입을 의무화했기 때문입니다. SK 스캇, 두산 칸투 등 상당한 이름값을 지닌 거포가 한국 무대에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넥센 박병호 등 내국인 거포와 홈런왕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9개 구단 모두 외국인 타자의 보유로 공격력이 향상되어 투고타저가 아닌 타고투저의 시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KBO가 외국인 타자 영입을 의무화한 것은 위기의식 때문입니다. 2012년 7,156,157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프로야구 관중은 2013년 6.441,945명으로 약 10% 감소했습니다. 2011년의 6,810,028명에도 못 미치는 관중 동원이었습니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도중에 브라질 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이 개최됩니다.
국내 야구팬들은 아슬아슬한 투수전보다는 화끈한 타격전을 선호합니다. 조용히 야구 경기를 관전하기보다 열광적으로 응원가를 부르는 독특한 응원 문화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외국인 타자의 도입으로 타고투저의 흐름이 형성되면 관중 동원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타자들의 방망이를 투수들이 견뎌내지 못한다면 리그의 수준 저하에 대한 논란이 재연될 수 있습니다. 새로 영입된 외국인 투수들 또한 외국인 타자들 못지않은 이름값을 지녔기에 타고투저의 경향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올 시즌 프로야구가 투고타저와 타고투저, 둘 중 어떤 경향을 나타낼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