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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홈텃세에다 심판까지…, 김연아는 묵묵히 길을 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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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기댈 언덕은 자신 뿐이다. 늘 그랬듯 김연아(24)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야한다.

16세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러시아)의 출연에 개최국 러시아가 출렁거렸다. 홈텃세는 요란했다. 광적인 응원은 상식을 벗어났다. 그녀가 연기할 때는 당연하다. 하지만 끝나도 응원은 계속됐다. 상대 선수들의 연기에 피해가 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하나가 더 추가됐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테크니컬 패널에 알렉산더 라케르니크(러시아·컨트롤러), 바네사 구스메롤리(프랑스·스페셜리스트), 올가 바라노바(핀란드·어시스턴트 스페셜리스트)를 임명했다.

피겨는 심판들의 주관적인 관점이 가미될 수밖에 없다. 테크니컬 패널은 점프의 종류와 그에 따른 기초점, 에지(스케이트 날)의 사용, 다른 기술 과제의 레벨(1~4레벨 점수)을 결정한다. 1차적으로 스페셜리스트가 판정을 한다. 어시스턴트 스페셜리스트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충돌할 경우 최종 결정은 컨트롤러의 몫이다. 또 컨트롤러는 수행 기술의 적합성을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스페셜리스트 두 명이 반대하면 컨트롤러의 결정이 채택되지 않지만 권한은 막강하다.

기술점수의 열쇠를 쥔 컨트롤러가 러시아인이다. 리프니츠카야에 호재라는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점프에서 완성도가 떨어진다. 롱에지의 경계선에서 있다. 관대하게 판단할 경우 충분히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수행점수(GOE·Grade Of Execution)와 예술성을 따지는 프로그램 구성점수(PCS·Program Component Score)는 또 다르다. 심판(저지)이 점수를 매긴다. 쇼트프로그램 전에 심판 13명 중 무작위 추첨으로 뽑은 9명이 맡는다. 빠진 4명은 프리스케이팅 심판으로 들어가며, 쇼트프로그램 심판 9명 중 5명이 다시 무작위로 프리스케이팅 심판까지 보게 된다. 한국에선 대한빙상경기연맹의 고성희 피겨이사가 13명의 심판진에 포함됐다. 고 이사는 최소한 한 번 김연아의 경기에 배정된다.

물론 열악한 환경에도 김연아는 항상 꿋꿋했다.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선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에 미리암 로리올-오버윌러(스위스)가 배정됐다. 김연아에게 종종 롱에지 판정을 내려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하지만 완벽한 '클린 연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쇼트프로그램(78.50점)과 프리스케이팅(150.06점) 모두 역대 최고점 기록을 경신하며 총점 228.56점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김연아는 홈 텃세에 대해서도 이미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무대가 열린다. 디펜딩챔피언 김연아는 20일(이하 한국시각) 쇼트프로그램, 21일 프리스케이팅을 연기한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