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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빙속여제' 이상화가 털어놓은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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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빙속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는 결전을 끝냈다.

그는 25일 선수단 본단과 함께 금의환향한다. 꽤 시간이 남았다. "계속 놀고 그럴 수는 없어 약간 운동하면서 다른 선수 경기를 응원하고 싶다." 이상화는 15일(이하 한국시각) 쇼트트랙 여자 1500m와 남자 1000m가 열린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 김연아(24)와 함께 출연했다.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렸다. 태극기를 흔들며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모습에서 승자의 여유가 흘렀다.

하루 전 그는 선수촌을 벗어났다. 소치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금메달리스트로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소치의 햇살은 뜨거웠다. '금빛 미소'는 다정했다. 그를 둘러싼 오해에 대해서도 진실의 문을 열었다.

첫 번째는 체중이었다. 그는 올림픽 2연패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체중 감량을 꼽았다. 스타트가 빨라졌고, 스케이팅이 훨씬 수월해졌다. 그런데 프로필에 새겨진 몸무게 62kg이 화두가 됐다.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4년 전 밴쿠버 때 쓴 기록이었다. 이번에는 4년 전 프로필이 있으니 굳이 작성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안했는데 62kg이라고 나와 있더라. 사실 더 감량했다." 억울해했다. '몇 kg을 감량했느냐'는 질문에는 "비밀"이라고 웃으며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체중 감량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작심삼일보다 꾸준히 원하는 몸무게가 나올때까지 해야 한다. 난 요요 현상이 심해서 먹으면서 뺐다. 러닝, 사이클 등 유산소 운동이 비결"이라고 했다.

트레이드 마크가 된 꿀벅지에 대해서는 싫어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다고 했다. 이상화는 "솔직히 허벅지가 콤플렉스다. 밴쿠버 때 꿀벅지, 금벅지에 이어 철벅지까지 나오더라. 기분은 나쁘지 않지만. 허벅지 얘기가 늘 따라다니니 좀 그렇다"고 했다.

1000m를 앞두고 때아닌 5월 결혼설이 터졌다. 그는 현재 해군 중위로 복무 중인 이상엽 중위와 교제 중이다. 연세대 체육교육학과 07학번으로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인 그는 휴가를 내 소치로 건너와 이상화를 응원했다. 불만이 가득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아니다. 1000m 전 그런 기사를 접했다. 한참 집중해야 되는 데 말도 안되는 추측성 기사가 나와 당황스러웠다. 아직 향후계획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 올림픽에 집중해 그런 걸 생각할 틈이 없었다. 당황스럽다." 강한 어조였다.

'빙속 삼남매' 중 현재까지 이상화만 올림픽 2연패 달성에 성공했다. 모태범(25·대한항공)은 '노메달'로 막을 내렸고, 이승훈(26·대한항공)은 1만m와 팀추월을 남겨뒀다. 모태범의 얘기에 눈물이 고였다. 마음이 아팠단다. 그는 "밴쿠버 때는 친구들이 양옆으로 앉아 있었다. 혼자 와 아쉽고 속상하다. 태범이 경기를 선수들이 함께 봤는데 아쉽고 속상해 눈물이 나더라." 끈끈한 우정이었다.

김연아(24)에게는 금빛 기운을 전했다. 이상화는 "늘 하던대로 하면 연아도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경기 과정까지 즐기라고 했다. 연아도 걱정하지 않고 있더라. 나보다 나은 것 같다. 긴장하는 기색이 없어서 느낌이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이제는 안 힘들 것 같다. 경험이 있고, 그것을 이겨냈다. 2연패도 성공했는데 뭔들 못하겠느냐. 올림픽 2연패에다 세계신기록을 갖고 있다. 난 이제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다." 미소 속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이상화의 오늘이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