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가 벼랑끝 승부다."
삼성생명은 최근 매 경기를 총력전으로 펼치고 있다. 마치 매일 챔피언결정전 최종전을 치르는 팀처럼 선수단에는 비장함이 흐른다. 이유는 단 하나. 눈앞에 다가온 3위 자리를 확보하고 플레이오프에 오르기 위해서다.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돼 있다. 역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은 17일 용인 신한은행전을 앞두고 "이제는 어느 한 경기라도 쉽게 할 수 없게 됐다. 다 총력전이다"라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생명은 3연승을 거두면서 12승15패로 3위 KB스타즈(14승13패)에 불과 2경기차 뒤진 4위다. 2경기라면 남은 일정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승차다. 가능성이 단 1%라도 있으면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게 스포츠맨십이다. 그런데 삼성생명의 3위 등극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당연히 선수단 전체에 '한번 해보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선수 모두에게 고르게 퍼져있다. 체력 고갈로 허덕이는 베테랑 이미선부터 안면 부상을 당해 보호대를 착용하고 나온 외국인 선수 샤데까지 누구하나 몸을 사리지 않는다. 이 감독 역시 "이미선도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열심히 뛰어주고 있다. 샤데는 코뼈 고정술을 받아야 하는데도 본인이 뛰는데는 전혀 문제없다면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이런 선수들의 투혼을 소개하면서 "우리가 3위로 가려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전이 최대 고비가 될 것 같다. 이 팀과의 경기에서 꼭 이겨야 한다. 다행히 신한은행에는 이전까지 일방적으로 밀리진 않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우리은행의 일방적인 1위 독주로 다소 맥이 풀린 여자 프로농구는 시즌 막판 삼성생명의 뜨거운 분전이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과연 삼성생명이 극적으로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삼성생명이 보여주는 끈질긴 투혼 자체로도 이미 여자 프로농구는 한층 흥미로워지고 있다.
용인=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