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전사 B.A.P가 돌아왔다.
B.A.P는 7일 KBS2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정규 1집 '퍼스트 센서빌리티(First Sensibility)' 컴백 무대를 꾸몄다. 기존에 고수했던 힙합 전사 이미지를 벗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돌아온 이들에 대한 평가는 고무적이다. 네티즌들은 '비주얼에 물이 올랐다', '발라드도 잘 소화한다'는 등 호평을 쏟아냈다. 그렇다면 관계자들의 평가는 어떨까? 기획사 실무진, 프로듀서, 안무가 등 업계 관계자 10명에게 B.A.P의 지상파 3사 컴백무대 평가를 들어봤다.
▶ '전사' 벗은 B.A.P?
B.A.P의 타이틀곡 '1004'는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곡이다. '원샷', '워리어', '파워' 등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전달해왔던 이들이 사랑의 감정을 노래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데뷔 2년차를 맞아 처음 발표한 정규 앨범인 만큼, 조금 더 대중에게 다가가려 노력했다. 데뷔 때부터 고수한 '외계에서 온 힙합 전사' 이미지를 벗어났다기 보다는 새로운 면모를 보여드리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 말처럼 B.A.P는 지상파 3사 컴백 무대에서 타이틀곡 외에 앨범 수록곡 3곡을 차례로 선보이며 한층 넓어진 음악적 스펙트럼을 과시했다. 7일 KBS2 '뮤직뱅크'에서는 R&B 발라드곡 '위드 유'를, MBC '쇼! 음악중심'에서는 헤비메탈 '뱅뱅(BangX2)', SBS '인기가요'에서는 경쾌한 힙합 사운드의 '스파이(SPY)'를 추가로 부른 것. 소속사 측은 "심혈을 기울인 앨범이다. 그래서 B.A.P의 다양한 음악색을 보여드리고자 수록곡 무대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관계자들의 평가는 어떨까? 10명 중 7명의 관계자가 합격점을 줬다. 한 관계자는 "B.A.P는 데뷔 초부터 어둡고 강한 느낌의 팀이었다. 1990년대 아이돌 음악색을 절묘하게 배합해 이전까지 없었던 컬러를 만들어냈고, 10대들에게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며 "이번 앨범은 10대 이외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것 같다. 보다 대중적인 느낌의 곡을 선택, 성숙미를 더했다"고 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B.A.P가 어둡고 묵직한 힙합 음악 외에 다른 장르까지 소화할 수 있는 팀이라는 걸 잘 보여준 것 같다. B.A.P는 멤버 조합이 참 좋은 팀이다. 랩과 보컬의 조화도 절묘하고, 특히 대현이란 출중한 리드보컬이 있어 발라드부터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다. 그런 점을 잘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인기가요', 박진감 있는 카메라 워크
각기 다른 무대를 선보인 만큼, 지상파 3사 컴백 무대에 대한 평가도 첨예하게 엇갈렸다. 우선 카메라 워크는 '인기가요'에 대한 평이 좋았다. 10명 중 5명이 '인기가요'의 손을 들어줬다. 한 관계자는 "'인기가요'의 컷수가 가장 많았다. 그만큼 박진감 있는 무대를 만들어 낸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젤로가 모자를 던지는 부분을 풀샷 처리한 점이 아쉽긴 하지만 후렴구에서 단체 점프 동작을 잘 잡아냈다"고 말했다. 2위는 '뮤직뱅크'(3명)다. 관계자는 "전체적인 군무와 개인 파트의 구분을 잘 지어줬다. 전체적 안무 컨셉트가 한 눈에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쇼! 음악중심'에 대해서는 "비트를 카메라 줌 앤 아웃으로 잡는 부분은 특이했지만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의견이다.
▶ '뮤직뱅크', 화려한 교차편집
세트 및 조명은 '뮤직뱅크'가 한 수 앞섰다는 의견이 많았다. 10명 중 6명이 '뮤직뱅크'의 교차편집에 박수를 보냈다. '1004' 무대 중간 멤버들의 의상이 블랙에서 화이트로 바뀌는 순간을 잘 포착해냈다는 평이다. 관계자들은 "곡 제목대로 흑백 이미지를 주려 의상을 바꾸는 동선과 카메라 워크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세트와 의상을 2가지로 준비, 체인지 되는 순간을 마법처럼 연출해 내 가장 큰 임팩트를 남겼던 것 같다. 흑백 효과도 좋았다. 또 세트에 있어서도 뮤직비디오에 사용된 뼈 구조물을 재현, B.A.P가 표현하려고 한 컨셉트를 가장 잘 나타내준 것 같다"고 밝혔다.
'쇼! 음악중심'과 '인기가요'는 각각 2표씩 나눠가졌다. '쇼! 음악중심'에 대해서는 "'1004' 무대는 물론 '뱅뱅'의 록 컨셉트까지 잘 표현해 준 무대였다. 스탠딩 마이크와 의상, 조명 등이 잘 어우러졌다"는 의견과 함께 "핀 조명을 너무 많이 활용해서 집중도가 떨어졌다"는 의견이 교차했다. '인기가요'에 대해서는 "'인기가요' 무대답게 조명이 좋았다. 또 후렴구에 폭죽을 쏘는 등 특수효과까지 어우러져 화려한 무대를 연출했다. 다만 '스파이' 무대는 다소 평이한 느낌"이라는 평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