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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의 의욕과 집중력 어디에서 생겨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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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농구 SK 나이츠에서 김선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SK는 지난 1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전에서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모비스, LG와 치열한 선두싸움을 벌이고 있는 SK는 8연승을 달리며 무섭게 질주하던 오리온스에 4쿼터 막판까지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4쿼터 종료 1초1을 남기고 김선형이 극적인 3점슛을 터뜨려 동점을 만들었고, 3차 연장 접전 끝에 승리를 따냈다. 김선형이 상대 수비를 제치고 불안한 자세로 던진 공은 그대로 림으로 빨려들어갔다.

지난달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KCC전. 김선형은 67-70으로 뒤지고 있던 4쿼터 종료 4초7을 남긴 상황에서 3점슛을 터뜨리며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SK는 결국 연장 승부에서 82대74로 승리했다. 김선형의 그림같은 3점포가 두 차례나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김선형의 강점으로 집중력과 의욕, 즐기는 자세 등이 꼽힌다. 김선형은 최근 종아리 부상으로 2경기에 빠졌다. 지난 1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다친 오른쪽 종아리 뒷쪽 근육 통증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6일 KCC전, 8일 KT전에 연속 결장했다. 단 1분이라도 벤치에 앉아 있으면 몸이 근질거려 참기 어렵다는 그에게 9일간은 휴식이 아닌 '고통'의 시간이었다.

문경은 감독은 이날 오리온스전을 앞두고 "(부상 회복이)몇 퍼센트됐냐고 물었는데, 98%라고 하더라. 나머지 2%는 뭐냐고 했더니, 스트레칭할 때 약간 아프다는 것이었다. 결국 충분히 뛸 수 있다고 덤빌 듯이 말하길래 스타팅에 넣었다"라면서 "쉬는 동안 얼마나 안달이 났으면 완벽하지 않은데도 나가겠다고 했을까"라며 껄껄 웃었다.

의욕이 넘친다는 이야기다. 이날 경기 후 문 감독이 "선형이에 대한 믿음은 감독 대행 시절부터 있었다. 다만 너무 의욕적으로 하려고 하니까 감독이 되고 난 뒤에는 그 리듬을 자제시키는 말을 자주하게 된다. 자기가 할 때와 안 할 때를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김선형만큼 농구를 즐기듯 하는 선수도 흔하지 않다. 경기를 조율하고 외곽슛과 돌파까지 담당해야 하니 스트레스가 쌓일 법도 하지만, 코트에서 인상을 구긴 적이 거의 없다. 언제나 싱글벙글 웃는 표정을 짓는다.

문 감독의 걱정에도 출전 의욕을 보인 김선형의 종아리 통증은 거의 가신 상태인 것 같다. 김선형은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감독님께 얘기해서 빠졌을 것이다. 생각보다 통증이 심하지 않았고, 9일 동안 충분히 쉬었기 때문에 출전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최근 두 차례나 터뜨린 동점 3점슛에 대해서는 "운이 좋은거다"라면서도 "KCC전에서도 막판에 애런(헤인즈)과 변기훈에게 수비가 몰려 나한테 찬스가 생겼다. 4쿼터에서는 좀더 집중력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날 현재 김선형은 평균 12.21득점, 4.7어시스트, 4.1리바운드, 1.5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수치가 말해주듯 그의 저돌적인 돌파, 폭발적인 외곽슛 등 내외곽에 걸친 활발한 움직임은 집중력과 긍정적인 마인드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지 알 수는 없으나, SK 농구의 '큰 틀'은 분명 김선형으로부터 시작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