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첫 출전한 여자 컬링대표팀이 첫 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여자 컬링은 11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큐브 컬링센터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예선 1차전에서 일본을 12대7로 물리쳤다. 마지막 10엔드가 되서야 승패가 결정이 났다. 10-7로 한국이 리드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주장 아유미 오가사와라의 마지막 스톤만이 남았다. 하우스(표적) 안에는 일본의 스톤이 2개, 한국의 스톤이 2개가 남았다.
컬링은 각 엔드에서 두 팀이 각각 8개의 스톤을 모두 던진 후, 하우스 가운데에 있는 버튼(희색원)에 스톤을 가까이 붙인 팀이 승자가 된다. 점수 계산시에는 하우스 안쪽에 위치한 스톤만이 그 대상이 된다. 스톤이 직경 3.7m(12피트)의 하우스 안에 위치해 있거나 또는 스톤의 일부분이 원의 일부에 걸려 있어야 한다. 승자팀은 버튼에서 가장 가까운 상대편의 스톤보다 버튼에 더 가까이 붙인 스톤의 갯수만큼 점수를 얻는다. 한국의 스톤이 모두 테이크아웃(스톤을 밀어내는 것)될 경우 일본의 스톤이 3개가 남아있게 됐다. 동점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숨죽인 순간, 오가사와라의 손을 떠난 일본의 스톤은 하우스에 남아있던 한국 스톤을 밀어내지 못했다. 결국 한국의 승리로 끝이 났다.
선수들은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아직 갈 길은 멀다. 맏언니 신미성(36·경기도청)은 "올림픽 첫 승리에 대한 느낌은 아직 잘 모르겠다. 남은 경기가 많으니 집중하겠다는 생각뿐"이라며 "아직 8경기가 남았다. 언제든 뒤집힐 수 있으니 매 경기를 결승처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첫 무대라 모두가 부담을 느꼈다. 이슬비(26·경기도청)는 "첫 경기에서 첫 스톤을 잘 놓아야 한다는 데 부담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부담을 털어낸 것이 서로를 향한 격려였다. 이슬비는 "머릿속이 복잡했는데 미성 언니의 격려에 기운을 냈고, 감독님도 혜민 스님의 책을 주면서 '비우면 얻는 게 있을 것'이라고 하시더라. 1엔드의 첫 스톤을 중앙에 놓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잘 돼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웃었다.
여자 컬링은 이번 대회 강력한 4강 후보로 꼽히는 스위스, 스웨덴과 연전을 치른다. 두 경기 중 한경기라도 승리한다면 메달 가능성이 높아진다. 10개팀이 참가하는 이번 올림픽은 리그전을 치른 후 1~4등이 토너먼트를 통해 메달을 가린다. 신미성은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갈 때에도 감독님이 '기술은 약하지만 우리는 정신력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작전을 어떻게 세운다기보다는 늘 하던 것처럼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겠다"고 강조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