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최고의 토종센터인가. 혼돈의 골밑이다.
'스포츠조선-SK Telecom 프로농구 테마랭킹' 토종 센터 부문의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 모두 한국농구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젊고 재능이 넘치는 선수들이다. 때문에 이들의 경쟁을 지켜보는 팬들은 이 대결구도가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스포츠조선-SK Telecom 프로농구 테마랭킹' 2월 둘째주 토종 센터 부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철옹성이던 SK 최부경의 아성이 드디어 무너졌다는 것. 지난 1월 셋째주 집계까지 1위를 확고하게 지키던 최부경을 밀어낸 선수는 LG의 '괴물신인' 김종규다. 만년 2위이던 김종규는 이번 집계에서 공헌도 점수 781.48점을 기록, 757.71점에 그친 최부경을 밀어냈다. 김종규는 최근 평균득점이 10.1점으로 두자릿수가 됐다. 리바운드도 평균 5.8개다. 반면, 최부경은 평균 8.3득점 5.4리바운드에 그쳤다. 팀 성적도 밀릴 게 없다. LG는 김종규의 활약 속에 꾸준한 경기력을 이어가며 모비스, SK 강팀들과의 선두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선전 중이다. 반면, 최부경은 시즌을 치를수록 체력적인 부분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시즌 초반 때 보여준 존재감을 과시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수비와 리바운드 등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 궂은일을 도맡아주고 있다는 점은 플러스 요소다.
'괴물신인'의 진가가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선배 괴물신인'이 부상에서 회복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슬슬 드러내고 있다. KGC의 '괴물센터' 오세근이 이번 집계에서 3위로 치고 올라왔다. 지난 집계에서 4위에 그쳤던 오세근은 공헌도 점수 651.15점을 기록해 4위 오리온스 장재석(560.02점)을 제쳤다. 장재석의 가세로 8연승 행진을 달리며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오리온스이기에, 장재석이 오세근보다 상위 순위에 위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팀 전력이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홀로 묵묵히 팀을 이끌고 있는 오세근의 희생 정신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직까지 부상 후유증이 남아있어 전성기 시절 화려하고 힘있는 플레이가 100%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 시즌 경기 감각을 잘 끌어올리면 내년 시즌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장재석도 상위 세 선수를 위협할 잠룡이다. 트레이드 전, KT에서 출전시간이 적어 아직까지 공헌도 점수가 높지 않지만 오리온스에서의 활약 만을 놓고 본다면 상위 세 선수를 넘어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마지막까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더욱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릴 것이 확실하다.
한편, 전체랭킹에서는 KCC 외국인 포워드 타일러 윌커슨이 1위를 굳건히 지켰다. '더블더블 머신' KGC의 숀 에반스가 2위, 전자랜드의 캡틴 리카르도 포웰이 3위를 차지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